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 검사를 받은 식도암 두경부암 췌장암 환자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이 직접 혹은 간접 흡연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원장 직무대행 김동원)이 PET-CT를 촬영한 식도암, 두경부암, 췌장암 환자 804명을 대상으로 흡연과 암과의 관련성을 연구한 결과, 73.2%(567명)이 직접 또는 간접 흡연자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의학원 핵의학과 양승오 주임과장은 804명을 대상으로 검사 전 면담, 전화 및 설문, 의무기록 조사 등을 벌였다. 그 결과 68.2%(525명: 남 506명, 여 10명)는 직접 흡연자였다. 간접 흡연자는 5%(42명: 남 1명, 여 41명)로 집계됐다.
직접 흡연자의 경우, 암 진단 당시 평균 나이는 64.5세로 평균 흡연력이 32.2갑년(1년간 하루 한 갑 씩 담배를 피웠을 때 기준으로 하는 담배 소비량)이었다.
암 종별로는 식도암의 경우 직접 흡연자가 84%로 가장 많았다. 두경부암은 68%, 췌장암은 52%로 나타났다. 췌장암의 비흡연자 비율은 41.4%로 흡연과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낮았으나 통계적으로는 흡연과 췌장암의 연관성이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 종류의 암 모두에서 흡연력은 나이가 높아질수록 소폭 증가했다.
양 과장은 “2014년에 PET-CT를 촬영한 폐암 환자 6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 85%가 직간접 흡연자인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식도암과 두경부암, 췌장암의 발생과 흡연의 관련성을 파악했고 흡연이 폐암을 비롯한 각종 암의 원인임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흡연이 회피(예방) 가능한 암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재차 확인되고 있어, 금연정책의 중요성과 직간접 흡연의 위험성에 대해 사회적인 인식이 더욱 강화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학계에서는 폐암 식도암 췌장암 후두암 위암 대장암 간암 신장암 자궁경부암 등 최소 19종류의 암 발생이 흡연과 관련이 있다고 인정돼 있다. 세계적으로 흡연과 관련된 암은 전체 암의 30% 정도이며 한해 500만명이 흡연으로 목숨을 잃고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