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北, 종교활동 참여 주민 처형… 개인우상화 위협 이유”

입력 2018-05-30 10:31
'북한 다큐멘터리' 작가 이종걸의 작품. (사진=뉴시스)

미국 국무부가 북한 당국이 종교 활동에 참여한 주민을 처형, 고문, 구타, 체포 등 가혹하게 다루고 있다면서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갇힌 8~12만명 중 상당수는 종교적 이유 때문에 수감돼있다고 밝혔다.

국무부가 29일(현지시간) 발간한 2017 국제종교자유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당국이 헌법상으로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실제로는 종교의 자유를 완전히 부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 당국이 기독교에 대해 김정은 국무위원장 가계의 개인 우상화에 위협이 되고 외부로부터 정치, 사회적 조직형성의 기초가 된다고 여겨 탄압이 극심하다고 비판했다.

또 국무부는 북한에서 작년 한 해 특정 종교를 전파하거나 관련 물품을 소지하는 등 종교 활동을 벌인 이유로 119명이 처형당했고 770명이 수감됐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에서 종교를 가진 주민은 1950년 전체 인구의 24%에 달했지만 2002년에 0.016%로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북한 다큐멘터리' 작가 이종걸의 작품. (사진=뉴시스)

미 국무부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 유린 문제가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북미정상회담 의제로 다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샘 브라운백 국제종교자유 담당 대사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문제가 북미정상회담의 의제 둥 하나로 제기돼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기대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다”며 북한에 억류됐다가 최근 석방된 미국인 3명의 송환을 언급했다.

브라운백 대사는 ‘북미 대화가 늘면서 북한이 미국에 정치범 수용소 환경과 관련해 언급한 게 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무슨 설명을 들었는지 답변할 수 없지만 위성 사진과 탈북민들이 쓴 수기 등을 통해 북한 정치법 수용소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상황을 알고 있다고 했다.

'북한 다큐멘터리' 작가 이종걸의 작품. (사진=뉴시스)

미 국무부는 1998년 국제종교 자유법에 따라 매년 200여 개국의 종교 자유 실태를 조사해 발표하고 있으며, 2001년부터는 북한을 종교의 자유가 극심하게 침해당하는 ‘특별우려대상국(Country of Particular Concern)’으로 지정해왔다. 만일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를 논의하게 된다면 최초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