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 유포된 졸업사진에 성희롱 댓글… 피해 학생들의 호소문

입력 2018-05-29 05:00 수정 2018-06-05 10:09
A여고 학생들이 개인적으로 찍은 졸업 사진이 당사자 동의 없이 무단으로 SNS에 유포되고 있다. 사진=SNS 캡처

여고생들이 개인적으로 찍은 졸업 사진이 무단으로 SNS·커뮤니티 등에 유포돼 당사자들이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고생들이 촬영한 패러디 졸업 사진이 ‘의정부고에 대적하는 A여고 졸업사진’ 등의 제목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사진 속 학생들은 영화와 TV광고 등을 패러디해 졸업 사진을 촬영했는데, 이를 본 일부 네티즌들은 학생들을 향해 성희롱과 욕설을 하기 시작했다. 일부 매체는 이를 기사화했다.

졸업사진의 주인공인 학생이 SNS를 통해 자신의 사진을 올린 게시물들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사진=SNS 캡처

피해 학생들은 심한 성희롱과 인격모독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해당 사진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A여고에 재학 중인 B씨는 29일 SNS에 사진 공유를 멈추고 이미 올라간 게시물을 삭제해 달라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졸업 전 추억을 남기고 싶다는 마음에 진실 혹은 거짓 이라는 재미있는 게시물들을 공유하는 '비공개 그룹' 에 올리게 되었고 그 다음날 저희의 동의도 없이 저희의 얼굴이 그대로 드러난 사진들이 인터넷에 떠돌기 시작했습니다”며 “일간베스트,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너무 많은 곳에 올라가 다 첨부할 수도 없어 정말 기가 찹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말 그대로 저희는 연예인도, 사람들이 알만한 공인도 아닌 그냥 ‘일반 고등학교의 평범한 학생’”이라면서 “이걸 보시면 제발 페이스북 메세지 읽고 무시하지 마시고 게시글 좀 내려주셨으면 합니다”라고 했다.

B씨는 “정말 중요한 건 이 다음입니다”라며 “저희가 대체 왜 'XX꾸러기들 졸귀네' '누구랑 누구는 노린 거 같은데?' '중간중간에 달린 거 같은 애들 몇 명 있는데' 등의 성희롱을 들어야 하나요? 수많은 외모비하 발언들은 또 왜? 저희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는 이런 말들을 듣고 넘겨야 하나요?”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피해 학생들은 일일이 SNS나 커뮤니티 사이트 등을 찾아다니며 “사진 속 학생입니다 글 지워주세요” 등의 댓글을 남기며 사진 삭제를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일부 커뮤니티에 피해 학생들의 사진이 유포되고 있어 학생들을 향한 온라인상 언어폭력이 계속되고 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