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토론회에서 “통계를 잘 모르고 나오신 것 같다”며 다른 후보를 무시한 유정복 자유한국당 인천시장 후보가 정작 스스로 잘못된 통계 수치를 근거로 토론회에 임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여당의 보도자료가 나왔다.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 정책본부(본부장 이성만, 이하 박남춘 후보 정책본부)는 지난 28일 열린 KBS 주관 인천시장 후보 토론회에서 제기된 일부 주장과 발언에 대한 사실 확인 결과를 29일 공개했다.
유정복 후보는 전날 토론회에서 “중소기업 육성자금 1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박 후보의 공약에 대해 “본인이 내용을 잘 알아야 한다. 중소기업 육성자금은 이미 1조원을 넘었다”고 비난했다.
이에 박남춘 후보 정책본부는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며 “유 후보가 시장으로 있었던 인천시는 올해 1월 18일 ‘인천시, 2018년 중소기업 육성자금 총 9000억원 지원’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생산, 언론에 배포했다. 보도자료에는 ‘중소기업의 원활한 자금회전을 위한 경영안정자금 8500억원’, ‘공장‧기계‧부설주차장 등 시설투자를 위한 구조고도화자금 500억원’ 이라는 부제목이 달려 있다. 결국 “1조원을 이미 넘었다”는 유 후보의 발언은 거짓으로 밝혀졌다”고 팩트체크를 요구했다.
박캠프는 또 “지난 4년동안 인천시가 만든 일자리는 36만 개라는 유 후보의 주장 역시 허구임이 드러났다“면서 “지난해 12월 21일 인천시가 ‘2014년 7월~2017년 12월, 즉 3년간 약 7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음이 KBS 사실확인을 통해 밝혀졌다”고 팩트체크에 자신감을 보였다.
박 캠프는 “통계청 확인 결과 인천에는 지난 4년간 총 8만70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유 시장은 이를 지적하는 박 후보에게 “정확하게 통계를 모르고 나오신 것 같다. 지난 4년동안 인천시가 만든 일자리는 36만 개”라고 강조했다. 결국 정확하게 모르고 나온 것은 유 후보 자신이 된 셈이다”라고 보도자료를 냈다.
박 캠프는 이어 “‘유 후보의 시장 재임 시설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의 외자유치 실적이 급락했다’는 박 후보의 주장은 사실로 확인됐다”며 “올해 2월 21일 국무조정실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유 후보의 재임 첫 해인 2014년 IFEZ의 외자유치 신고액은 17억1000만달러에서 2017년 9억1000만달러로 하락했다. 외자유치 실제 도착액으로 따지면 2014년 12억8000달러에서 2017년 1억1000만달러로 급감했다. 반면, 전임 송영길 시장 재임 1년차인 2010년 외자유치 신고액과 도착액은 각각 5억달러와 3억6000만달러에서 2013년 각각 9억4000만달러와 3억6000만달러로 증가 또는 유지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팩트체크를 요구했다.
박남춘 후보 정책본부는 “정확한 사실 관계 확인 없이 상대 후보의 지적을 왜곡하고 자신의 치적을 부풀리는 행위는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구태의연한 행위”라며 “타당한 근거를 바탕으로 논리를 펼치는 후보와 밑도 끝도 없이 ‘내가 잘했다’, ‘네가 틀렸다’고 우기는 후보 중에 누가 유권자의 현명한 선택을 받을지 지켜볼 일”이라고 밝혔다.
야당의 입장은 여당 후보와는 또 달라 유권자들이 헷갈리고 있다.
팩트체크가 필요한 이유다.
인천광역시장 후보 초청 28일 KBS 토론회에서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주요 공약이 인천의 정확한 수치도 확인하지 않고 발표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유정복 자유한국당 후보가 주장하고 나서 팩트와의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유 후보에 따르면 박 후보는 4대 공약 중 세 번째로 1조원대 중소기업육성자금 지원을 내걸고, 예비후보자 홍보물에도 중소기업육성자금 1조원 시대를 개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팩트체크 결과 인천시는 2018년 이미 1조원 이상을 지원했다. ‘2018년도 인천광역시 중소기업 육성시책’에 따르면 ‘중소기업 경영안정자금’으로 8500억 원, ‘소상공인 희망키움 금융융자 지원’ 300억 원 등 총 1조60억원이나 지원했다. 이 금액은 서민전용 대출사업인 햇살론, 미소금융 지원사업 등을 제외한 금액이다.
특히 유후보 측은 “박 후보는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유정복 자유한국당 후보의 일자리 50만개 창출 공약은 과장된 것’이라며 10만개 창출을 공약했지만, 작년 한 해 동안 인천시의 지역일자리 목표공시제 추진 실적만도 이미 10만개였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간 추진 실적은 35만5천개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팩트체크가 필요한 부분이다.
유 후보 측은 민선 5기 송영길 시장도 2014년 5월 21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지난 3년 반의 성과인 일자리 창출 23만개는 시작에 불과했다”며 30만개 창출을 공약하기도 했다고 팩트체크를 요구했다.
유 후보측은 “박 후보의 공약은 전임 시정부의 일자리 공약과 성과에서 모두 후퇴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유 후보측은 “인구가 190만 명인 전라남도의 2017년 목표치도 9만5천명이다. 300만 인천시장을 하겠다는 박 후보의 일자리 10만개 창출 공약은 인천의 일자리 현실을 전혀 모를 뿐만 아니라 오히려 과거로 회귀한 것”이라고 따졌다.
공약대결에서도 팩트체크가 이어지고 있다.
유 후보 측은 “박 후보는 100억 달러(약 10조 8천억 원)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유정복 후보는 4년 동안 13조2000억원을 유치했고, 송영길 전 시장도 임기 중 12조원을 유치한 만큼, 박 후보는 인천 투자유치를 10년 전 수준으로 후퇴시키겠다고 스스로 밝힌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무상급식에 대한 이슈도 팩트체크가 이어지고 있다.
유 후보 측은 “박 후보는 초중고 무상급식을 하겠다고 말했는데, 인천시는 2016년 초등학교 전 학년, 2017년 중학교 전 학년, 2018년 어린이집과 고등학교 전 학년으로 확대하며 이미 어린이집 원아부터 고등학교까지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다.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정책을 앞으로 추진하겠다는 어이없는 공약을 한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유정복 캠프 관계자는 “박 후보가 공무원·시민들의 부채감축 노력 등 여러 가지 성과를 깎아 내리기에 앞서 자신이 한 공약을 다시 한번 살펴보기 바란다”면서 “박 후보가 내세운 공약이 사실이라면 공약 후퇴이고, 거짓이라면 무능한 것을 자백한 것”이라고 공격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인천시장 후보 TV토론 지방선거 분위기 달궈 “팩트가 당선좌우” “KBS팩트체크 수준이 좌우할듯”
입력 2018-05-29 16:37 수정 2018-05-29 1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