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통로 내시경 척추관협착증 치료법 배우러 왔어요”

입력 2018-05-29 10:49

“원더풀! 원더풀!”
서울 강서구 강서로 391(마곡동)에 위치한 다나은신경외과의원(대표원장 정택근) 수술실. 지난 26일 한 무리 벽안의 외국인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정택근 다나은신경외과 원장의 놀라운 수술솜씨에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었다. 모두 지구 반대편 멕시코에서 정 원장의 단일통로 척추관협착증 내시경 시술을 배우기 위해 날아온 의사들이다.

다나은신경외과는 최근 들어 멕시코 의과대학 임상교수들을 비롯, 단일통로 척추내시경 치료법을 배우려는 외국인 의사들의 견학방문이 줄잇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의료한류 열풍이 척추내시경 시술 분야에도 활발하게 불고 있는 것이다.

정 원장은 멕시코 의사 등 이들 외국인 의사를 대상으로 환자의 현재 상태를 분석하고 진단하여 시술 계획 이후 직접 시술을 진행하며 정밀한 방법과 주의해야 할 점 등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단일통로 척추내시경 시술(Percutaneous Endoscopic Stenosis Surgery: PESS)은 정택근 원장이 직접 연구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최소침습 척추관협착증 치료법이다.

일반적으로 허리에 통증이 느껴질 때 대표적인 질환 중의 하나는 척추관협착증이다. 척추관협착증은 일반적으로 인대나 뼈가 두껍게 자라거나 탄력을 잃은 디스크 간격이 좁아지는 등, 척추뼈가 비후되어 신경통로가 좁아질 경우 발생하게 된다. 기존에 협착증 치료는 전신마취를 통한 절개수술이 대부분이었지만 나이가 많은 환자의 특성상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척추관협착증의 상태가 심한 경우에는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한데 기존의 절개수술은 정상 피부를 개복하고 시행하는 만큼 피부 손상과 근막 손상을 감수해야 한다. 수술로 다리 통증과 저림은 완화할 수 있지만 절개로 인한 또 다른 통증이 유발될 수도 있다. 또한 감염위험도 같이 생각해야 한다. 전신마취에 의한 절개수술은 자기호흡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받기 때문에 고령의 환자는 예후를 걱정하게 된다. 특히 고령의 환자는 일반적으로 고혈압, 당뇨, 악성빈혈, 위궤양 등 지병이 있는 경우가 많아서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정 원장이 개발한 단일통로 척추내시경 시술은 이 같은 문제들을 일거에 모두 해결했다. 전신 마취가 아닌 수면 마취로 진행되기 때문에 90세가 넘은 고령의 환자에게도 부담 없이 시술이 가능하다. 또한 고혈압, 당뇨, 악성빈혈, 신장질환, 간질환 등의 질병이 있어도 치료가 가능하며, 입원 기간도 2박3일 정도로 짧은 것이 특징이다.

정 원장은 “개복수술의 경우 절개부위 상처가 커질 수 밖에 없고 정상 피부, 근막, 힘줄, 뼈, 인대, 신경 등의 손상까지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단일통로 협착증 내시경 시술은 이러한 단점이 없고 병변을 깨끗하게 치료함은 물론 시술 후 관리도 아주 쉽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의 의료수준이 높아서 지구 반대편인 멕시코에서도 참관을 하러 올 정도로 인기가 높았으며, 의사들이 영상 공유나 이메일 등의 교류로 인하여 많은 나라의 의료진들에게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