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박원순이 잘할 줄 알고 양보했는데, 내가 틀렸다”

입력 2018-05-29 10:13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29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7년 전 시민단체 대표였던 박원순씨에게 서울시장 출마기회를 양보한 건 잘해낼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는데, 내 판단은 맞지 않았다”며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정 7년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분(박원순)은 시장이 된 후에도 시민단체 대표의 모습이었다”고 했다.

안 후보는 “5만명 넘는 서울시 공무원들은 박원순 시장이 데리고 들어온 시민단체 사람들이 청사 6층에 모여 앉아 시정을 좌우한다는 의미로 ‘6층 외인부대’라고 부른다”면서 “(박 시장은) 어려운 일은 피하면서 호화판 소꿉놀이처럼 시정을 운영했다”고 공격했다.

이어 “서울의 국제경쟁력은 세계 10위에서 작년에 38위로 폭락했다. 서울시청 주변은 32조원 예산을 따먹으려는 세금 사냥꾼이 득실거린다. 조선시대 한성 판윤부터 쳐도 최장수 시장이라는 박원순 시장 7년을 제가 끝내고 서울개벽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의 지상 철길을 숲길로 바꾸는 ‘서울개벽’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빈곤의 상징 같았던 철길은 이제 축복의 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는 토론회 모두발언부터 “조선이 한성에 도읍을 정한 지 625년, 전쟁 폐허에서 서울을 재건한 지 65년 만에 가장 큰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며 “서울 시내를 지상으로 지나는 국철을 모두 지하화하고 그 철길을 숲길로 만드는 대역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경부선 금천구청에서 서울역까지 18㎞, 경인선 구로에서 온수역 6㎞, 경원선 청량리에서 도봉산역 14㎞, 경의선 서울역에서 수색역 8㎞, 중앙선 응봉에서 망우역 8㎞, 경춘선 망우에서 신내역까지 모두 57㎞를 지하 철로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이를 강남과 강북, 동쪽과 서쪽의 균형발전을 이루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 25개 구 중에서 15개 구를 가로지르는 공원이 생기고 주변 유휴부지가 다양하게 개발될 것”이라며 “철길이 어두컴컴하고 못 사는 동네란 말은 이제 과거사가 될 것이다. 말로만 외치던 강남과 강북 균형발전 서울에 동쪽과 서쪽의 균형은 지난 7년,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지하 40m 지반 지질조사도 이미 이뤄져 터널 안전성도 확인된 상태고 터널 건설 기술력은 충분하다. 터널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기존 국철이나 전철 1호선 운행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터널 공사와 철로 철거, 공원화 사업 등을 모두 민자사업으로 추진해 국비와 시비 투입 없이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첫 선대위 회의에서 안철수 후보 지지율의 ‘변화 조짐’을 언급했다. 손 위원장은 “어제 머니투데이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시장 후보 중 박원순 시장이 46.9%, 안철수 후보가 20.6%,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가 12.5% 지지율을 얻었다. 박원순 시장이 50%대 이하로 내려가고 안철수 후보는 20%를 넘겼다”며 “김문수 후보와의 격차를 더 벌였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안철수 후보 관훈토론회 모두발언 전문

반갑습니다. 바른미래당 기호 3번 안철수, 서울 시민 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

서울 이대로는 안 됩니다. 정말 바꾸어야 합니다.

조선이 한성에 도읍을 정한지 625년, 전쟁 폐허에서 서울을 재건한지 65년 만에 가장 큰 변화를 시도해야 합니다. 저는 서울 시내를 지상으로 지나는 국철을 모두 지하화하고, 그 철길을 숲길로 만드는 대역사를 시작하겠습니다.

경부선 금천구청에서 서울역까지 18km를 포함해 경인선 구로에서 온수역 6km, 경원선 청량리에서 도봉산역 14km, 경의선 서울역에서 수색역 8km, 중앙선 응봉에서 망우역 8km, 경춘선 망우에서 신내역까지 모두 57km를 지하로 만드는 겁니다.

6개 국철 구간 57km 길이의 철길이 모두 숲길로 바뀌는 것입니다. 서울 25개구 중에서 15개區를 가로지르는 공원이 생기고, 주변 유휴부지들이 다양하게 개발되면서 서울 전역이 상전벽해, 천지개벽을 이룰 것입니다. 저는 이 계획을 「서울개벽」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철길이 어두컴컴하고 못 사는 동네란 말은 이제 과거사가 될 겁니다. 빈곤의 상징 같았던 철길은 축복이 될 것입니다. 말로만 외치던 강남과 강북 균형발전 서울에 동쪽과 서쪽의 균형은 지난 7년, 아무런 성과가 없습니다. 서울개벽 구상은 바로 서울시 전체가 함께 발전하는 확실한 대책입니다.

지하 40m 지반 지질조사도 이미 이뤄져 터널 안전성도 확인된 상태이고, 우리 터널 건설 기술력은 충분합니다. 지하에서 터널공사가 진행되는 기간동안, 기존 국철이나 전철1호선의 운행에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터널 공사와 철로철거, 공원화 사업 등 모두 민자사업으로 국비와 시비 투입 없이 해결할 것입니다.

시민 여러분, 서울시는 대한민국의 변화를 이끌어야 합니다. 한 해 예산만 32조 원 규모에 유권자가 8백40만인 서울시 선거가 변화를 이끌지 못하면 대한민국에 변화는 없습니다. 역대 서울시장 선거가 야당 시장을 뽑아온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7년 전 저는 시민단체 대표였던 박원순씨에게 서울시장 출마기회를 양보했습니다. 잘해낼 거라고 믿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판단은 맞지 않았습니다. 그분은 시장이 된 후에도 시민단체 대표의 모습이었습니다.

5만명 넘는 서울시 공무원들은 ‘박원순 시장이 데리고 들어온 시민단체 사람들이 청사 6층에 모여앉아 시정을 좌지우지한다‘고 「6층 외인부대」라고 부릅니다. 어려운 일은 피했습니다. 돈은 많이 들어가는데, 시민 삶을 바꿔주는 건 없는 호화판 소꿉놀이처럼 시정을 운영했습니다.

서울 국제경쟁력은 세계 10위에서 작년에 38위로 폭락했습니다. 서울시청 주변은 32조원 예산을 따먹으려는 세금 사냥꾼이 득실거립니다. 정말 이번에 바꾸지 않으면 안 됩니다. 조선시대 한성 판윤부터 쳐도 최장수 시장이라는 박원순 시장 7년을 제가 끝내고, 서울개벽을 시작하겠습니다.

야권 대표 선수로 나선 저 안철수가 해내겠습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