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종 몰카사건 그 이후… 대대적 ‘몰카 구멍 막기’ 운동

입력 2018-05-29 09:29
게티이미지뱅크

한국예술종합학교 여자화장실에 신원불명의 남성이 침입해 몰래카메라를 찍으려다 발각돼 도주했다. 경찰은 CCTV 영상을 토대로 수사에 착수했다.

28일 오전 9시 50분쯤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얼굴을 가린 남성이 서울 성북구 한국예술종합학교 캠퍼스 내 영상원 3층 여자화장실에 들어왔다. 그는 여학생의 신체를 찍으려고 시도했다. 여학생이 인기척을 느낀 뒤 방어하자 황급히 도망쳐 학교를 빠져나왔다.

여학생은 오후 1시경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CCTV 위치를 잘 아는 듯 보였다. 일부러 동선을 복잡하게 꼬아서 이동했다. 화장실 입구와 정문 주변에 찍힌 영상을 토대로 동선과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예종 총학생회는 이날 학생들에게서 캠퍼스 내 몰래카메라 의심 지점을 제보 받아 대학본부에 제출했다. 또 영상원·석관캠퍼스·서초캠퍼스 건물 전수조사를 본부에 요청했다.

아울러 이날 오후 8시부터는 학생 20여명을 동원해 실리콘으로 캠퍼스 곳곳의 갈라진 틈을 메우고 몰래카메라 설치 여부도 확인했다.


총 학생회는 “구멍 막기에는 약 스무분 정도가 참여했다. 연극·영상원, 본관, 예술극장, 기숙사 1층 공용 화장실, 전통원, 송추공방동을 포함한 미술원 건물 전부를 돌며 화장실과 샤워실에 존재하는 구멍과 나사를 송곳으로 찔러보고, 실리콘으로 막았다. 몰래카메라가 발견되지는 않았으나 화장실 내 시공 등으로 곳곳에 구멍이 존재했다. 휴지로 막아 둔 곳을 빼고 실리콘으로 막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한예종 관계자는 “학교 측이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전달 받았고 전수조사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일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한국예술종합학교 총학생회 페이스북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