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마지막 날을 맞은 정세균 국회의장이 ‘큰 일은 탄핵, 못한 숙제는 개헌’이라는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정 의장은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가결 당시를 떠올리며 “정말 참담했다. 탄핵은 좋은 탄핵이 있고 나쁜 탄핵이 있는 게 아니다”라며 “그 자체는 불행한 일이었고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그때 헌법 개정을 꼭 해야 되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개헌에 대해서는 20대 하반기 국회에서 처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정 의장은 “1년 반 동안이나 개헌특위를 운영했으면 국회 안을 만들어야지 1년 반 동안 허송한 게 요즘 국회가 제 역할을 못 하고 있어 부끄럽기도 하고 화도 난다”며 “6월 30일까지가 개헌특위 만료일인 만큼 가능하면 그때까지 합의안을 도출하고 연내 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동열,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데 대해서는 방탄 국회가 나아지고 있다면서도 기명 투표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의장은 “원래 방탄 국회라고 하는 것은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도달했음을 본회의에서 보고를 하고 72시간 내에 의결이 되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부결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인데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원회를 통해서 이 법을 고쳤잖다”며 “그래서 국회는 발전하고 있다는 점은 좀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이) 꼭 필요한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면서도 “(무기명 투표는) 나와 같은 정파에 속하는 사람이 체포동의안이 올라왔는데 가표를 찍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이걸 선용하면 되지 악용하는 것 때문에, 빈대 잡기 위해서 초가삼간을 태울 필요가 있느냐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