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축제에 등장한 한 트로트 가수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주인공은 곡 ‘아모르 파티’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김연자씨다. 김씨는 25일 오후 부산대 축제 무대를 꾸몄다. 함께 초청된 가수는 여성 아이돌 그룹 ‘위키미키’였다.
김씨의 출연 소식이 전해졌던 지난 11일 부산대 총학생회 페이스북에 작은 논쟁이 벌어졌다. 일부는 흥겨운 분위기의 아모르 파티와 축제 분위기가 잘 어울린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대부분 초대 가수 선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중장년층에게 사랑받는 트로트 가수와 20대 초반 관객이 대부분인 대학 공연은 다소 어울리지 않는다는 거였다. 총학생회는 “연예인 초대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지만 예산이 부족했다”면서 “이해와 용서 부탁드린다”고 해명 댓글을 남겼다.
하지만 기우였다. 공연 당일, 김씨는 화려한 보석 장식이 돋보이는 짙은 파란색 계열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 객석은 발 디딜 틈 없이 꽉 찬 상태였다. 아모르 파티 반주가 시작되자 청중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학생들은 반주에 맞춰 손을 흔들고 크게 환호했다. 심지어 톱 가수 공연에서 볼 수 있는 ‘떼창’까지 등장했다. 학생들은 무대 뒤쪽 스크린에 나오는 가사에 맞춰 노래를 따라 불렀다.
공연 영상은 총학생회 페이스북과 한 네티즌의 유튜브 계정에 공개됐다. 페이스북에는 “분위기가 가수 싸이 공연정도로 좋았다” “이게 축제다” “나도 가고 싶다” 등의 댓글이 연이어 달렸다. 유튜브 영상 댓글도 “부산대 총학생회 일 잘한다” “갑분싸에서 갑분핫으로” 등 긍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뤘다. 갑분싸는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진다’의 줄임말이다. 갑분핫은 반대말이다.
페이스북 영상은 28일 오후 2시50분 기준 조회수 22만회를 기록했다. 유튜브 영상은 같은 시각 조회수 7만회를 넘어섰다.
김씨는 1974년 TBC ‘전국가요 신인스타쇼’에 출연해 우승한 후 같은 해 가수로 데뷔했다. 1977년에는 일본 진출에 성공해 ‘아침의 나라’ ‘임야향로’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아모르 파티는 김씨가 2013년 발표했던 곡이다. 지난해 뒤늦게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됐고, 김씨는 MBC ‘무한도전’에 출연하기도 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