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인쇄 시작했지만 김문수-안철수 서로 “내가 후보돼야”

입력 2018-05-28 14:41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는 투표용지 인쇄 시작 날인 28일에도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특히 두 후보 모두 단일화 여지는 남겨두면서도 서로 자신이 후보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한 질문을 받자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우려할 만한 상황에서 강력한 야당으로서 구심점을 형성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단일화를 완전히 배제하진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안 후보가 ‘김문수가 자신이 없어 단일화 얘기를 한다’는 식으로 제 뜻과 다르게 말해 일단 (단일화를) 생각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일화는 더 이상 생각도, 말도 안하겠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김 후보와의 단일화와 관련해 “유권자들이 판단해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안 후보는 이어 “저는 유일하게 과거 대(對) 미래 구도를 만들 수 있는 후보”라며 “김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로) 된다면 과거 서울시장과 과거 경기지사 사이의 과거 대 과거 대결이 돼 버린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자신이 야권 단일 후보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부터 6·13 지방선거 투표용지 인쇄에 들어갔다. 사실상 단일화의 1차 마지노선이 끝난 시점이지만 김 후보와 안 후보 모두 단일화를 놓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양측의 신경전이 선거 막판까지 단일화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