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mc, “어릴 때 찐 살, 키로 안 간다…커도 비만 확률 높다”

입력 2018-05-28 13:46
‘어릴 때 찐 살은 키로 간다’는 속설이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정보다. 성장기 비만은 오히려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과다하게 쌓인 지방이 성호르몬을 자극해 성조숙증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

365mc비만클리닉 울산점 어경남 대표원장은 28일, “‘어릴 때 찐 살은 키로 간다’는 말은 잘못된 속설”이라며 “비만은 성장호르몬의 역할을 지방 태우는 일에만 집중시켜 성장을 더디게 할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만의 근본적인 원인인 지방세포는 성인일 땐 부피만 커지지만, 성장기에는 지방세포 수 자체가 늘어난다. 지방세포의 부피는 줄일 수 있지만 한 번 늘어난 수는 절대 줄일 수 없어, 성장기에 비만이었던 아이가 다이어트를 해 날씬해진다 해도 지방세포 수가 많기 때문에 다시 비만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어 원장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아·청소년의 비만율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6 비만백서’를 보면 영유아(만 6세 이하) 비만율은 2008년 1.4%에서 2015년 2.8%로 2배 높아졌다. 비만율이 높은 시기는 생후 66~71개월(6.9%), 54~60개월(5.9%), 42~48개월(5.1%), 30~36개월(3.0%) 순이었다.

아동·청소년의 비만율도 마찬가지다. 초등학생 비만 인구는 2010년 8.32%에서 2014년 8.9%로 4년 새 0.58% 늘었으며, 중학생 비만 인구도 2010년 12.59%에서 2014년 13.5%로 0.91% 증가했다. 고등학생 비만율의 경우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2010년 16.34%에서 2014년 18.2%로 1.86%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주요 원인을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습관이라고 지적한다. 소아·청소년이 패스트푸드나 밀가루 음식 등 고열량 음식을 즐겨 먹고, 누워있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는 등 움직임이 적은 활동을 주로 하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 교육부가 발표한 ‘2016년 학생 건강검사 표본분석 결과’에 따르면 초·중·고 학생의 72.8%가 주 1회 이상 패스트푸드를 섭취하며, 80.5%가 주 1회 이상 라면을 먹었다. 반면 주 1회 채소 섭취율은 27.1%, 주 1회 우유 섭취율은 33.1%에 그쳤다.

‘주 3일 이상 격렬한 신체활동 비율’은 초등학교에서는 최근 5년간 증가 추세이지만, 그 비율도 절반을 약간 웃돌았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는 각각 30%대와 20%대에서 증감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만 시 성장호르몬 ‘지방 태우기’ 집중…성조숙증 유발도


성장기 비만은 제대로 된 성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성장에 필수적인 성장호르몬은 아이를 자라게 하고 지방을 태우는 일을 하는데, 비만이라면 성장호르몬이 지방을 태우는 데에만 충실한다. 이에 성장이 더딜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과다하게 축적된 지방은 성호르몬 분비를 촉진, 성조숙증 유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성장기 비만은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무리한 열량 조절, 성장에도 악영향
어릴 때부터 식·생활습관 고쳐야”

소아·청소년의 비만을 예방하거나, 비만한 아이들의 체중 감량을 위한 효율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어 원장은 “‘성장기’라는 점을 고려해 무작정 열량을 조절하기보단, 아이의 식습관과 생활 습관을 바로 잡아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365mc 식이영양위원회 김하은 영양사는 “탄수화물과 지방은 적절히 제한하되 단백질과 비타민은 성장에 필요한 양만큼 충분히 섭취하도록 지도해야 한다”며 “무턱대고 열량을 조절하면 아이 성장이나 신체 기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기의 이상적인 3대 영양소 섭취 비율은 ▲탄수화물 55~65% ▲단백질 7~20% ▲탄수화물 55~65% ▲지방 15~30%다.

김 영양사는 올바른 식·생활 습관으로 ▲균형 있는 하루 세 끼 식사 유지, 아침 식사 꼭 먹기 ▲정해진 음식의 양만 섭취하되 다양한 식품 섭취 ▲기름이 적은 살코기 섭취, 닭고기는 껍질 제거 후 섭취, 육류보다는 생선 섭취 ▲튀김·전 등 기름 이용한 조리법 대신 찜·구이 이용 등을 제시했다.

또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가까운 거리는 걷는 습관을 기르는 등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다만 비만한 아동은 무리한 운동 시 상해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강도가 높은 근육운동보다는 지방을 태울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 이롭다고 김 영양사는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