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이명희 경찰 출석…조현아·조현민 두 딸들처럼 “죄송” 되풀이

입력 2018-05-28 11:08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 = 최현규 기자

직원들에게 폭언을 퍼붓고 손찌검까지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명희(69) 일우재단 이사장이 28일 경찰에 소환됐다.

이 이사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어두운색 계열의 바지 정장에 푸른색 머플러를 하고 나타난 이 이사장은 차에서 내려서부터 고개를 숙인 채 걸어와 취재진 앞에 섰다.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이 이사장은 직원들을 폭행한 사실이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구체적인 대답 없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피해를 끼쳐 죄송하다”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대답만 남겼다. 단 ‘피해자들 회유 시도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는 “(회유한 사실) 없다”고 짧게 대답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자녀들과 함께 조사받게 된 데 대한 심경을 물을 때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진보정당을 비롯한 일부 단체는 이날 서울경찰청 앞에서 시위하면서 이 이사장이 청사 앞에 나타나자 그의 엄벌을 촉구하며 ‘재벌체제 해체하라’ ‘재벌갑질 오너경영 조양호 일가 퇴진하라’ 등 피켓을 들고 “구속 수사를 진행하라”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 = 최종학 선임기자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 이사장을 상대로 그랜드 하얏트 인천 호텔 증축 공사장에서 근로자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밀친 혐의(업무방해·폭행 등)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 이사장이 2013년 여름 평창동 자택 리모델링 공사를 하는 작업자들에게 욕을 하고 주먹을 휘둘렀다는 의혹, 운전기사를 겸한 수행기사에게 상습적으로 욕설하고 때렸다는 의혹 등도 함께 들여다볼 방침이다.

경찰은 이 이사장에게 폭언·폭행을 당했다는 한진그룹 계열사 전·현직 임직원과 운전기사, 자택 경비원, 가사도우미 등을 한 달에 걸쳐 광범위하게 조사해 10명이 넘는 피해자를 확보했다.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경찰은 그간 확보한 피해자들의 증언과 CCTV 등 증거자료,와 이 이사장의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모욕, 상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상습폭행·특수폭행 등 혐의를 추가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종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