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 유해콘텐츠 실시간 제거 ‘AI칩’ 개발… 건전해질 수 있을까?

입력 2018-05-28 10:06

페이스북이 비디오 콘텐츠를 필터링하기 위해 자체 칩(Chip)을 개발 중이다. 이 칩이 개발될 경우 흉악범죄나 자살·자해 장면 등을 담은 라이브 스트리밍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걸러 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벤처비트, 톰스하드웨어 등 IT 매체에 따르면 페이스북 인공지능(AI) 수석엔지니어 얀 르쿤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테크놀로지 콘퍼런스에서 독자적인 머싱러닝(ML) 프로세서 개발 계획을 밝혔다. 페이스북은 이미 서버 설계와 마더보드, 데이터센터 칩 개발 분야에서 상당한 진척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르쿤 수석엔지니어는 “누군가가 살인이나 자살을 실시간으로 스트리밍하는 것과 같은 공격적인 비디오 콘텐츠를 내리고 싶다”면서 “이러한 기능을 사용하려면 많은 양의 전력을 소비할 뿐만 아니라 엄청난 컴퓨팅 성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효율을 최대한 높인 칩을 디자인하기 위해 많은 회사와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페이스북 칩 개발에는 인텔, 삼성, 엔비디아 등이 협력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앞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페이스북에 자살 충동 영상 등 유해 콘텐츠가 넘쳐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인력 3000명을 고용해 나쁜 콘텐츠를 걸러내겠다고 공약했다.

현재 페이스북은 콘텐츠에 대해 자동 평가 및 필터링을 진행하는 한편 운영자 팀을 구성하고 있다. 이 운영자 팀은 24시간 내내 페이스북 사용자가 표시한 콘텐츠에 응답한다. 하지만 인간이 일일이 걸러내기에는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있었다. 따라서 머신러닝을 응용한 칩을 개발해 유해 콘텐츠를 필터링하는 기술이 등장한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애플, 구글, 아마존 등 미국 IT 기업들은 이미 유사한 전문 칩 제조에 돌입한 상태다. 구글은 AI 고도화를 위해 자체 AI 칩 텐서프로세싱유닛(TPU)을 3세대까지 공개한 상태다. 애플은 2020년부터는 맥북 등에 쓰이는 중앙처리장치(CPU)를 자체 집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