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밀당(밀고 당기기)’이 다시 시작됐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한국시간) 트위터를 통해 “북한은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나라”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표단이 나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북한에 도착했다”며 “나는 북한이 대단한 잠재력을 가진 국가라 생각하고 언젠가 북한은 엄청난 경제적 번영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나와 의견이 같다. 조금만 기다려봐라”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트위터에서 언급한 대표단은 주한 미국대사를 지낸 한국계 성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가 대표로 있는 미국 측 협상단을 말한다. 앞서 미 국무부는 “미국 정부 대표단이 판문점에서 북한 당국자들과 회담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의 만남을 계속해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 다시 시작된 트럼프 대통령의 ‘밀당’
트럼프 대통령의 ‘밀당’으로 한반도 정세는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한 지 불과 3시간 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북한의 분노와 적대감을 봤을 때 회담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북한이 지난 24일 최선희 외무성 부상 명의로 담화를 발표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최 부상은 “리비아식 ‘선(先) 비핵화 후(後) 보상’ 방식의 비핵화를 요구하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얼뜨기’라고 비하하며 “미국이 상상도 하지 못한 끔찍한 비극을 맛보게 할 수 있다”고 대립각을 세웠다. 북한은 ‘예측불허’의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이전의 대미 전략인 ‘강 대 강’을 그대로 사용했다. 북한은 비난 성명을 내고 엄포를 놓아 6자 회담이나 오바바 정부 때 효과를 본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말려들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북한을 위협하기도 했으나 “언제든지 마음이 바뀌면 전화하거나 편지를 하라”며 북미대화 재개 가능성을 열어뒀다. 협상의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셈이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자세는 그의 저서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에도 자세히 나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거래를 통해 인생의 재미를 느낀다. 거래는 내게 하나의 예술이다”면서 “일을 성공시키는 마지막 열쇠는 약간의 허세”라고 강조했다. 이어 “판이 깨질 것을 감수하면서도 이기는 협상을 위해 도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전략을 북한에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승부수는 북한에 그대로 적중했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발표 후 8시간 만에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명의로 ‘위임에 따라’ 담화를 발표했다. 김계관 부상은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 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다”며 여전히 북미 정상회담을 원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김계관 부상은 “트럼프 방식이 쌍방의 우려를 다 같이 해소하고 우리의 요구조건에도 부합되며 문제 해결의 실질적 작용을 하는 현명한 방안이 되기를 은근히 기대한다”며 저자세를 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이러한 자세에 즉각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따뜻하고 생산적인 담화”라며 “아주 좋은 뉴스”라고 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측에 맹비난을 퍼붓던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한 뒤 “북미 정상회담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여는 것을 검토하는 중”이라며 “북미 정상회담 개최는 변하지 않았고 매우 잘 진행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밀당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북미는 우여곡절 끝에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회담에 본격 착수했다. ‘세기의 담판’이 최종적으로 성사될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재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