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는 유튜버 양예원씨와 스튜디오 실장이 당시 주고 받은 메신저 내용이 공개됐다. 스튜디오 실장은 합의에 의한 촬영이라고 주장하고 양씨는 “절대 아니다”는 입장을 견지 중이다.
한 매체가 양씨와 스튜디오 실장의 메신저 대화를 공개했다. 2015년 7월 5일 양씨는 모델 모집 공고를 본 뒤 실장에게 먼저 연락했다. 7월 8일 첫 촬영 약속을 한 뒤 9월 18일까지 총 13번 약속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가 먼저 촬영 약속을 잡아달라고 요청한 내용이 확인되기도 했다. 8월 27일에는 "학원비를 완납을 해야 한다"면서 일을 잡아달라고 사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양씨 "한번은 더 해야 부족한 돈을 채운다. 만약 일정이 너무 안 난다면 그 다음주에 하는 걸로 하고 미리 가불되는지 궁금하다. 무리하게라도 일정을 잡아달라"라고 말했다. 특히 실장이 그에게 고맙다고 하자 "뭘요. 유출 안 되게만 잘 신경써주시면 제가 감사하죠"라고 말했다.
실장은 이를 근거로 양씨가 돈이 필요하다며 먼저 촬영 일정을 잡아달라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노출 촬영도 합의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다. 만약 강제 추행을 했다면 이렇게 촬영을 많이 할 수 있었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양씨는 SBS와의 통화에서 메신저 대화 내용을 근거로 한 실장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양씨는 “내가 미쳤다고 그런 거까지 허락했겠느냐. 난 그 사람들한테 내 몸 만지라고 한 적 없다. 그런 옷 입겠다고 한 적도 없다”고 토로했다.
공개된 대화에서 항의한 내용이 없는 건 사진 유출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고 털어놨다. 양씨는 “‘내가 네 사진을 갖고 있다 생각 잘 해라’ (이 말은) 협박으로밖에 안 들렸다. 저 사람들 심기를 건들면 안 된다는 생각이 컸다”고 해명했다.
메신저 대화가 공개된 이후 양씨에 대한 비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우려하는 장문의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앞서 양예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성범죄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관련 동영상을 올려 3년 전 비공개 촬영회에서 모델로 촬영하는 도중 성추행을 당했다고 호소했다. 심지어 당시 찍힌 사진이 최근 유출되기도 했다고 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