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예원 카톡 복구한 디지털장의업체 대표, ‘음란카르텔’ 의혹 부인

입력 2018-05-27 07:12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유튜버 양예원(24)씨 사건과 관련해 인터넷 기록 삭제 업체(디지털장의업체) 대표인 박형진(36)씨가 “성인사이트와 관계가 있다는 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찍고 유출하고 유출된 사진을 돈을 받고 지워주는, 이른바 ‘음란카르텔’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본인은 양씨의 사진이 유출된 음란사이트와 결탁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박씨는 26일 오후 1시 서울 마포경찰서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에게 “불법촬영과 리벤지포르노 상담을 많이 하는데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죽고싶다는 말”이라며 “이를 알면서 성인사이트 등과 유착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양씨의 노출 사진이 처음으로 유포됐던 사이트는 특정 게시물의 삭제를 원할 경우 박씨가 운영하는 업체를 이용하라는 공지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저희가 요청해서 공지사항이 올라온 것이 아니다”라며 “(왜 우리 업체로 안내했는지는) 저도 모르겠다. 피해자가 많이 힘들어했기에 사이트 운영자를 접촉했고 운영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삭제하겠다고 설득을 많이 한 것 뿐”이라고 해명했다.

(사진=뉴시스) 유튜버 양예원 씨에 대한 신체노출 스튜디오 사진을 음란물 사이트에 재유포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강 모씨가 26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마포구 마포경찰서에서 나와 서울서부지검으로 향하고 있다.

경찰은 당초 박씨를 비공개로 불러 조사하려 했지만 박씨가 기자들에게 할 말이 있다며 조사 사실을 언론에 알려달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는 양씨의 사진을 촬영한 스튜디오의 A실장과는 3월 해당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찍은 다른 여성이 자신의 업체에 사진 삭제를 의뢰해오면서 처음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스튜디오 실장이 삭제 비용을 부담했고 (제가) 무료로 지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전날 공개된 A실장과 양씨의 카카오톡(카톡) 메신저 대화 내용에 관해서는 본인이 직접 복구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일부 언론은 A실장의 협박으로 강제로 촬영이 강행됐다는 양씨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양씨와 A 실장 간 카톡 대화를 보도했다.

그는 “A실장과는 3번 정도 만났는데 너무 억울하다고 하더라”며 “그래서 주장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겠기에 증거를 찾아내고자 실장에게 3년 전 양 씨와 대화를 나눌 때 사용한 폰을 달라고 해 직접 카톡 내용을 복구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카톡 내용이 알려진 사실과는 너무 상반돼 파장이 클 것 같아 공개하기까지 다소 망설였다”며 “하지만 실장이 억울함을 호소하기에 팩트 체크를 하기 위해 카톡 대화를 되살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양씨도 피해자인데 정말 중요한 것은 유출범을 잡는 것이지 남녀 성 대결 구도가 만들어질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박씨는 또 “여성고객이 많은데 자칫하면 가해자 편에 선 것으로 비춰질 수 있기에 많이 망설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예원씨도 피해자인데 정말 중요한 것은 유출범을 잡는 것이지 남녀 성대결 구도가 만들어질 때가 아니다”라며 “최초유포자와 작가 간 판매가 있었는지 여부를 알아내야 하고 작가에게 사진을 받아 사이트 운영자에게 판매한 브로커를 찾는 게 시급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박씨를 오후 5시까지 4시간 가까이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에서도 앞선 언론인터뷰와 마찬가지로 유착관계에 대한 의혹을 부인했고 피고소인의 카톡내용을 복원해 준 사실이 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당시 카톡을 사용한 휴대폰을 압수한 상태다. 향후 대화 내용의 진위 여부 및 내용에 대해 확인할 방침이다. 대화내용 공개로 인해 수사의 방향이 바뀌었느냐는 질문에는 “현 단계에서는 수사에 참고해 여러 가능성을 두고 수사중이라는 답변만 가능하다”고 답했다.

박세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