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사고 2주기 추모제 열려…‘벌써 2년 흘렀지만, 바뀐 건?’

입력 2018-05-26 16:20

‘구의역 스크린도어 정비직원 사망사건’ 2주기(오는 28일)를 앞두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등 시민단체와 노동조합이 26일 서울 광진구 역 1번 출구 앞 열었.

이 자리에서 김군과 함께 일했던 스크린도어 정비업체 동료들은 김군에게 “네가 허망하게 떠난 이후 세상은 조금씩이나마 변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외주화가 아닌 직고용, 나아가 정규직이 돼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꽃다운 스무 살이던 너의 죽음이 가져다준 대가라기엔 보잘것없지만, 이런 노력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구체적인 변화로 이어지진 않는다. 너의 사고를 조사한 진상조사단이 권고했던 사항은 여전히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서울시가 ‘지하철 승강장 유지관리 업무를 정규직으로 전환했고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직원은 평균 연봉이 약 88% 올랐다’고 발표한 것이 현실과는 다르다고 했다.

이들은 김군에게 “무늬만 정규직일 뿐, 전환 과정에서 7급보·경력미인정 등 기존 사규에도 없던 또 다른 차별이 생겼다. 또 월급이 5000∼1만원만 오르거나 심지어 삭감된 직원도 많다”고 전했다.

또 “우리는 그나마 정규직이라도 됐지만 도시철도엔지니어링(ENG) 등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은 정규직도 되지 못한 채 여전히 용역과 다를 바 없는 자회사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최 단체들은 ‘생명 안전 선언’을 통해 “안전하게 살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생명안전기본법'과 같은 법률을 제정해 법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노동자에게 위험한 작업을 거부하거나 중단할 권리, 업무의 모든 위험에 대해 알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며 “철도·지하철·병원·에너지 등 공공서비스 부문의 민영화와 외주화를 끝내라”고 강조했다.

추모제 참가자들은 김군의 넋을 달래는 노래 공연 등을 관람한 후, 김군이 숨진 구의역 9-4 승강장에 국화꽃을 놓았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