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5일 만에 거둔 5연승… 삼성, 여름 냄새 맡았나

입력 2018-05-25 22:48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이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를 꺾고 시즌 5연승을 장식한 뒤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통합 4연패를 달성하며 화려한 시절을 보냈다. 매 시즌 초반 주춤하다가도 여름이 찾아오면 투타 균형을 이뤘고, 성적이 급등하곤 했다. 이에 ‘슬로 스타터’ ‘여름 삼성’이라는 수식어가 뒤따랐다.

2016년과 지난해 두 시즌 연속 리그 9위에 그치며 내리막을 탔던 삼성. 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사자들이 여름 냄새를 맡은 것일까. 삼성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2015년 이후 처음으로 5연승을 질주하며 상승세를 탔다.

삼성은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정규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6대 1로 승리했다. 이로써 5연승을 장식한 삼성은 시즌 23승(28패)째를 따내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아직 리그 9위지만 최근 투타 균형을 이루며 팀 분위기가 살아난 것은 고무적이다.

삼성은 2015년 9월 24일 6연승을 거둔 바 있다. 이후 무려 975일 만에 처음으로 5연승에 성공했다. 지난 2년간 바닥으로 떨어졌던 자존심도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삼성은 올 시즌 초반에도 최하위에 머물며 지난 2시즌의 악몽이 되풀이되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마운드와 베테랑 타자들이 동시에 힘을 내면서 치고 올라갈 기반을 마련했다. 3할대까지 추락했던 올 시즌 승률은 어느덧 0.451까지 치솟았다.

이날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백정현은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8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두산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109개의 공을 던진 백정현은 시즌 2승(3패)째를 따내며 팀 승리를 주도했다.

백정현의 활약에 발맞춰 삼성 타선도 힘을 냈다. 구자욱은 시즌 첫 홈런을 포함해 2안타 1타점 3득점을 올리며 중심을 잡았다. 최근 불방망이 타격감을 자랑 중인 강민호도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베테랑 박한이 역시 2안타 2타점으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두산 선발 유희관은 6⅓이닝 7피안타(1피홈런)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지만 팀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4패(1승)째를 떠안았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는 6월이 머지않았다. 삼성은 반등할 수 있을까.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