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C뉴스가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 배경에는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먼저 북미 회담을 취소할지 모른다는 우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취소를 결정하는데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NBC뉴스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회담 취소 결정을 하게 한 사람은 볼턴”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움직이도록 볼턴이 설득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취소 발표 전날인 23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등과 함께 북미 회담 취소 논의에 들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소 논의 다음날인 24일 오전 고위급 보좌관들과 전화통화를 했고, 통화 직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낼 북미회담 취소 서한을 볼턴이 받아적도록 지시했다. 미 행정부 관료들에 따르면 대북 강경파인 볼턴 보좌관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회담 철회를 설득해왔다. 그는 지난달 29일 ‘선 핵폐기 후 관계 정상화’라는 리비아식 해법이 여전히 북핵협상에 유효하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 북한의 반발을 샀다.
NBC는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 취소를 결정한 또 다른 결정적인 요인은 북한 측이 먼저 회담을 취소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 행정 관료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자신에게 일격을 가할지 모른다고 두려워해 먼저 (회담을) 취소하는 사람이 되길 원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 뒤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건설적인 대화와 행동을 보일 때까지 기다리겠다”며 “기존 회담이 예정대로 열릴 수도 있고, 다른 날에 열릴 수도 있다”며 회담 재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현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