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료원 의학연구소 김규상(사진) 환경건강연구실장 연구팀은 2015년 5월부터 9월까지 5개월간 서울시내 초등학교와 유치원, 어린이집을 이용한 1만6000여 명의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간접흡연 노출과 피해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됐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특히 아파트, 다세대주택 등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아이들의 알레르기 증상과 층간 간접흡연 노출의 관련성을 집중 분석했다.
그 결과 만 1~13세 아이들의 알레르기 증상 유병률은 천식 4.9%, 알레르기비염 42.0%, 아토피피부염 28.1%로 각각 조사됐다. 이 아이들이 집에서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비율은 61.6%로 같은 조건의 미국 집보다 1.4배 높았다. 주거 형태별로는 다세대주택 거주자(62.4%)가 아파트(61.3%) 거주자보다 간접흡연 노출비율이 조금 더 높게 나타났다.
인구학적 요인과 주거환경 요인을 보정 후 ‘간접흡연 침투가 없었던 집’과 ‘간접흡연 침투가 월1회 이하 또는 이상 있었던 집’을 비교해본 결과 알레르기 천식 증상은 각각 1.12배와 1.46배, 알레르기 비염은 각각 1.22배와 1.38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토피피부염도 간접흡연 노출 빈도에 따라 각각 1.25배, 1.41배로 위험도가 높아졌다. 이는 간접흡연 노출 빈도가 잦아질수록 아이들의 천식, 알레르기비염, 아토피피부염 증상도 그만큼 심해졌다는 뜻이다.
김규상 환경건강연구실장은 “일상생활 중 직·간접 흡연이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으나, 공동주택간 간접흡연 노출 문제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며 “우리 실정에 맞는 공동주택 내 흡연의 제한과 층간 간접흡연 노출에 따른 위험성에 대한 홍보 및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최근 흡연피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국제 학술지 ‘니코틴과 담배연구(Nicotine & Tobacco Research)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