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더워지면서 치마나 짧은 바지를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다리에 거미줄처럼 핏줄이 비치거나 돌출되는 하지정맥류로 인해 더운 날씨에도 긴 바지를 입어야 하는 불편과 남들의 시선에 신경을 써야 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 내부에서 혈액의 역류를 막아주는 판막이 손상되어 발생하는 정맥 질환이다. 혈관이 피부 겉으로 돌출되는 증상으로 많이 알려져 있으며, 하지의 표재정맥이 구불구불해지고 튀어나와 미관상 좋지 않고, 다리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주된 증상으로는 초기에 다리 저림, 쥐내림 등으로 인해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하며, 심해지면 부종, 피부착색, 궤양이 나타나 다리가 점차 망가지게 된다. 또한 방치하면 악화되는 진행성 질환이어서 다른 합병증뿐만 아니라 심부정맥혈전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때문에 초기 증상을 간과하지 말고, 조기 진단을 통한 원인 규명과 함께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야 한다.
발병원인으로는 유전, 여성호르몬, 변비, 임신 등 내적인 요인을 비롯해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 스키니진이나 코르셋 착용, 오래 서있거나 앉아있는 직업을 가진 경우 등 외적인 요인까지 다양하다. 특히 원인 모르게 나타나 하지정맥류가 진행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센트럴흉부외과 김승진 원장은 “하지정맥류에 ‘류(瘤)’ 는 혹이라는 뜻으로 다리 피부 밑에 있는 정맥이 늘어나 피부 겉으로 혹처럼 돌출되어 보이기에 붙은 병명이다. 하지만 이런 이름과는 다르게 실제로는 외관상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경우가 많으며, 이를 ‘잠복성 하지정맥류’라고 부른다”고 설명한다.
잠복성 하지정맥류는 외관상 증상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평소 잘 때 쥐가 자주 나고 다리가 잘 붓는다면 혈관초음파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진단 결과 역류가 없다면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이나 망상정맥류(거미양정맥류)와 모세혈관 확장증을 치료하는 혈관경화요법 같은 보존적 치료 방법으로 호전이 가능하다. 그러나 초음파 상 역류가 있어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면, 정맥 내 레이저 수술, 고주파 수술, 보행정맥절제술 등의 수술적 치료를 적용 할 수 있다.
정맥 내 레이저 수술은 광섬유를 통해 혈관 내에 레이저를 쏘아 원인정맥을 폐쇄하는 치료방법이다. 절개 없이 진행 돼 흉터 걱정을 덜 수 있으며, 수술 후 일상으로 복귀가 빨라 시간적 여유가 적은 직장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김 원장은 “재발률이 높은 하지정맥류는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의료진을 통한 첫 치료 접근이 중요하다. 환자에 따라 발병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자세한 병력과 검사를 바탕으로 한 정확한 원인 진단이 선행되어야 하며, 증상에 따른 맞춤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어 “하지정맥류는 평소 예방도 중요하다. 다가오는 여름철에는 높은 기온과 습기로 하지정맥류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평소 다리를 압박할 수 있는 복장은 피하고, 적당한 운동과 휴식을 통해 다리 건강을 돌보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디지털기획팀 이세연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