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북미 회담 결렬에 “트럼프, 중재해준 한국에 경솔”

입력 2018-05-25 13:16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결정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충동적 의사결정 스타일과 부주의한 태도를 지적하는 현지 언론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북한과의 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도박이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지도자에게 마치 소중한 자산을 놓고 다른 부동산 개발업자와 경쟁하듯 접근했다”며 “부동산 협상의 기술이 핵무기 협상에도 쉽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래 번영 약속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할 줄 알았겠지만, 김 위원장에게는 북한 지배층을 향해 아버지와 조부로부터 이어받은 유일한 ‘안보 수단’을 팔아 없애지 않겠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 더 중요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한 이들은 북한의 진정한 엘리트 계층으로, 이들에게 무기를 잃는다는 것은 곧 그들의 지위와 영향력이 사라진다는 의미이기에 이들의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NYT는 25일 사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보다 더 회담을 열망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스스로를 더 깊은 궁지로 몰아넣었다. 과연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가 무엇이었는지 지금 전 세계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이 성사되도록 중재 역할을 한 한국과 상의도 하지 않았다면서 “동맹국에 대한 경솔함을 보였다”고도 비판했다.

NYT는 그러나 “이것은 지난 70년 간 해결되지 못했던 교착상태를 풀기 위한 일시적 중단일 수 있다”면서 “외교를 제 자리로 돌려놓기 위한 시간이 여전히 있다”고 대화 재개 노력을 강조했다.

이현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