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2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12일로 예정됐던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 일에 대해 “김칫국 외교, 김칫국 안보 의식으로 그 기회를 날려버렸다”며 비판했다.
나 의원은 오전 페이스북에 “미국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통보가 트럼프 대통령 표현대로 너무 슬프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 정부는 핵 폐기 후에나 진행돼야 마땅한 북한에 대한 환상적인 경제보상, 체제보장에만 모든 관심을 쏟은 채 섣부른 평화만을 이야기했다”며 “북핵 폐기는 미국이 알아서 하고 대북 경제보상을 논의하자는 문재인 정부의 입장이 미국으로서는 어이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미 정상회담 직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통역하지 말라는 트럼프의 제스처는 단지 외교적 결례가 아니라 우리 정부의 대북접근법에 대한 거부감의 표시”라고 분석했다. 이어 “최근 이어진 남북 고위급회담 취소,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에 남한 기자 초청거부, 탈북종업원 북송요구 등 북한의 일방적인 행태에 아무 말도 못하는 대한민국 정부를 보며 미국이 어떤 생각을 했겠는가”라고 꼬집었다.
나 의원은 “이번 북·미 정상회담의 전격 취소는 북한 정권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있는 의지가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대한민국 정부의 김칫국 외교와 안보의식도 주된 원인으로 생각한다”고 일갈했다. 이어 “북한을 다시 대화 테이블에 앉히고자 한다면 모처럼 만들어진 남북라인을 통해 비핵화·북한 인권에 대한 원칙적 입장을 강고히 견지해 설득할 것을 촉구한다”며 “미국에도 북한 비핵화에 대한 강한 공조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