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은 약리학교실 지헌영(사진 오른쪽) 교수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이상학(왼쪽) 교수 연구팀이 심장혈관질환 환자의 콜레스테롤 유출능력(CEC)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25일 밝혔다.
CEC는 혈액이 세포에서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능력으로, 이 능력이 높은 사람은 심혈관 위험도가 낮다고 평가된다. 또 죽상동맥경화증은 오래된 수도관에 이물질이 쌓여 막히는 것처럼 혈관 안쪽에 콜레스테롤이 쌓이고 염증, 세포증식이 일어나 혈관이 좁아지는 질환이다. 주요 사망원인인 돌연사를 일으키는 심근경색의 근본 기전으로 알려져 있다.
죽상동맥경화증은 혈관내 콜레스테롤 축적과 면역반응이 중요한 발생기전이다. 최근 혈관에 축적된 콜레스테롤을 제거해 배출할 수 있도록 하는 인체내 경로가 이 질환에 대한 근본적 치료수단으로 주목되고 있다. 고밀도 지단백(HDL)이 혈관내 콜레스테롤을 얼마나 잘 제거하느냐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동안 이런 개인의 HDL 기능과 관련된 유전연구는 큰 진전이 없었다.
연구팀은 이를 규명하기 위해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환자 607명을 대상으로 각 개인의 CEC에 관련된 유전자변이를 찾는 연구를 시작했다.
먼저 CEC를 측정하고, 유전체 전체에 걸쳐서 환자들의 CEC와 관련된 유전변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631개의 유전변이가 CEC와 유의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들 유전변이가 다른 환자들에서도 CEC와 관련이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 158명을 대상으로 똑같은 분석연구를 실시했다. 그 결과 631개 중 5개의 유전변이가 검증됐다. 특히 CDKAL1에 위치한 4개의 변이는 다른 변수를 보정한 뒤에도 CEC에 유의하게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CEC를 저해하게 되는 유전자 변이를 막으면 혈관세포가 콜레스테롤 제거 역할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되고, 그 결과 치명적인 심혈관질환의 예방도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이 교수는 “실제 4개의 유전변이중 한 개라도 있는 환자는 해당 변이가 한 개도 없는 사람에 비해 CEC 기능이 좋고, 죽상동맥경화증 위험도가 낮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CEC 관련 유전자 발견의 의미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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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스테롤 제거능력과 관련된 CDKAL1 유전변이 위치도
한편, 이번 연구에서 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HDL) 수치가 높을수록 CEC 또한 높아졌으며, 체질량 지수, 음주, 중성 지방,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 스타틴 복용 역시 CEC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는 유럽동맥경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죽상동맥경화증(Atherosclerosis)’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