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8kg의 스테이크만 먹고 살뺀다?

입력 2018-05-25 10:10 수정 2018-05-25 10:32
영국 가디언지 인터넷 화면 캡처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이 ‘육식동물 다이어트((Carnivore-diet)족’을 소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 유행에 이어 우리나라 다이어트족들에게도 조만간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마다 새로 유행하는 다이어트를 무분별하게 따라 할 경우 도리어 건강을 상하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11일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주 정형외과 의사인 숀 베이커는 지난 18개월 동안 매일 약 1.8kg의 스테이크만 먹으며 소셜 미디어에서 ‘육식동물의 왕’이란 별명으로 탄탄한 근육질의 몸을 자랑하고 있다.

육식동물 다이어트는 완전 채식주의자들의 식단과 정 반대다. 고기 계란 등 동물성 식품만 섭취하는 식이요법으로 지난해 한국을 강타한 저탄수화물 고지방식보다 더 극단적이다.

베이커와 추종자들은 혈압이 정상화되고 관절통과 건염이 사라졌으며 피부 상태, 수면 등 전반적인 건강상태가 좋아진다고 주장한다. 베이커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채식주의자를 정기적으로 놀리는 게시물을 올리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대한비만학회 대위협력위원회 이사인 염근상(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다이어트를 유행처럼 따라 하는 경향이 있다. 작년 고지방식의 경우처럼, 모든 다이어트는 지속 유지할 경우 비슷한 효과를 보인다”면서 “그런데 그 지속 유지의 기간이 1년 이상을 넘겨야 하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다. 간혹 몇몇 식이요법이 단기간에 살을 뺄 수 있어 인기를 끄는 것이기 때문이다. SNS를 통한 소통으로 그 경향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이어트는 수분의 양이 줄어서 단기간에 살이 빠져 보이는 착각을 가장 먼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떤 식이요법이던 평소보다 덜 먹기 때문이란 것.

육식동물 다이어트의 경우 1.8kg의 고기를 하루에 먹는 것이 언뜻 보면 배불리 먹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24시간동안 물 이외에 오직 그만큼만 먹는다면 매우 효과적인 다이어트는 맞다.
하지만 비타민 무기질 섬유소 등 영양분의 균형잡힌 섭취가 어려워 근육 소실은 물론 피부와 모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전문의 상담을 통해 혈액검사 등으로 호르몬, 콜레스테롤, 지방산, 혈액점도, 체성분 검사 등을 통해 객관적인 근육량, 체지방량, 기초대사량 나아가 CT를 통한 내장지방 면적 등 정보를 바탕으로 자신의 몸 상태를 점검해봐야만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며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어떤 방법의 다이어트라도 얼마나 오랜시간 식단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다. 이는 기존의 저칼로리 다이어트, 원푸드 다이어트 등 수 많은 다이어트와 같은 문제다. 내 몸의 성향과 질환위험 요소, 대사능력을 파악해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식단을 고려한 다이어트가 최선이라는 얘기다. 염 교수는 “다만 효과가 좋은 다이어트를 시작한다고 마음먹고 만성질환 치료제를 스스로 끊는 등과 같은 과격한 결심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