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돌연 취소한 데에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공격적인 성명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 부상은 1964년에 북한에서 태어나 북한 전 내각총리 최용림의 양녀로 입양됐다.
그는 북한 고위급 자제들과 함께 학교를 다녔다. 이후 선진국 등을 돌며 유학생활을 했다. 일찍부터 선진 문물에 눈을 뜬 뒤 외국어를 익혀 온 최 부상은 외무상에서 통역 및 외국어 업무를 맡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영어 통역을 담당하기도 했다. 특히 영어와 중국어에 매우 능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3년 8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열린 6자회담 등에서는 ‘북한의 수수께끼 실세’로 꼽혔었다. 그는 2016년 외무성 북미국장으로 발탁돼 최근까지 일하면서 김 위원장의 특급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최 부상은 조선중앙통신 통해 “미국에 대화를 구걸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갈했었다.
그는 “미국이 현재의 길을 계속 간다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정상 회담을 재고하자고 북한 지도부에 제의할 것”이라는 호전적인 성명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우리를 회담장에서 만나겠는지 아니면 핵 대 핵의 대결장에서 만나겠는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과 처신 여하에 달려 있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이전 펜스 부통령이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김 위원장이 미국과 합의하지 않을 경우 리비아모델이 끝났던 것처럼 끝나게 될 뿐”이라고 발언한 것을 저격하기도 했다.
그는 “북조선이 리비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느니, 북조선에 대한 군사적 선택안은 배제된 적이 없다느니, 미국이 요구하는 것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라느니 뭐니하고 횡설수설하며 주제 넘게 놀아댔다”고 지적했다.
또 “무지몽매한 소리” “정치적으로 아둔한 얼뜨기”라는 원색적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