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 관계자는 북·미 정상회담 취소 사유로 북한의 약속 파기와 태도 변화를 지목했다.
미국 CBS방송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 관계자가 컨퍼런스콜 방식으로 진행한 비공개 기자회견에서 북·미 정상회담 취소 사유에 대해 “약속 파기가 연속된 결과”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북한의 성명에 나타난 엄청난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으로 볼 때 회담을 갖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목한 ‘북한의 성명’이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좌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연달아 비난한 김계관·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담화를 말한다.
하지만 북측의 적대적 표현만 북·미 정상회담 취소 사유로 작용한 것은 아니었다.
북한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지난 8일 두 번째 방북 때 합의됐던 내용들도 파기했고,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1~2주 전 싱가포르에서 가질 예정이었던 실무 협의에 북측 관계자들이 나타나지 않은 점이 취소 사유로 작용했다고 백악관 관계자는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두 번째 방북 이후부터 김 위원장의 태도가 크게 바뀌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 일간 LA타임스는 백악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미국 대표단이 방북을 마치고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고 느꼈다”며 “백악관은 이때부터 핵폐기에 대한 김 위원장의 의지에 우려를 갖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