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임에 따라’ 발표된 北 김계관 담화… 사실상 ‘김정은 메시지’

입력 2018-05-25 07:58 수정 2018-05-25 08:44

북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북‧미 정상회담 취소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뜻을 담은 ‘위임에 따른’ 담화를발표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는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주겠다”고 말해 북미 정상회담을 이대로 무산시키고 싶지 않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김 제1부상은 25일 오전 7시30분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된 담화에서 “조선반도(한반도)와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하려는 우리의 목표와 의지는 변함이 없다”며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김 제1부상은 북미정상회담 취소 발표와 관련해 ‘위임에 따라’ 담화를 발표한다고 말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뜻이 담겼음을 시사했다. 이는 ‘북미정상회담 취소’ 선언이 발표된 지 채 9시간 안 돼 나온 담화로 최선희 외무성 부장의 강경한 입장과는 상반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만나서 첫술에 배가 부를 리는 없겠지만 한가지씩이라도 단계별로 해결해 나간다면 지금보다 관계가 좋아지면 좋아졌지 더 나빠지기야 하겠는가 하는 것쯤은 미국도 깊이 숙고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 한 김 제1부상은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 측에 다시금 밝힌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