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케 한 北 최선희의 담화문

입력 2018-05-24 23:47 수정 2018-05-25 01:16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12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소 이유로 “북한의 최근 성명에서 드러난 굉장한 분노와 공공연한 적개심”을 들면서 “오랫 동안 준비된 회담이 이 시점에서 열리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결정적으로 돌린 북한의 성명은 2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담화문으로 보인다. 백악관 관계자는 “북한이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험악한 말을 한 것은 ‘최후의 결정타’였고 이것이 회담 철회로 이어졌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 관계자는 “대화를 위한 백채널은 여전히 열려 있다”면서 “그러나 북한은 먼저 그 수사를 바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부상은 이날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서 ‘리비아식’ 비핵화에 대한 언급이 계속되는 데 대해 “그들의 말을 되받아넘긴다면 우리도 미국이 지금까지 체험하지 못했고 상상도 하지 못한 끔찍한 비극을 맛보게 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최 부상은 또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볼튼에 이어 이번에 또 부대통령 펜스가 우리가 리비아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며 “(북한은) 리비아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값비싼 대가를 치르면서 우리 자신을 지키고, 조선반도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할 수 있는 강력하고 믿음직한 힘을 키웠다”고 강조했다.

최 부상은 이어 “펜스는 상대가 누구인가를 똑바로 알지 못하고 무분별한 협박성 발언을 하기에 앞서, 그 말이 불러올 무서운 후과에 대해 숙고했어야 했다”며 “저들이 먼저 대화를 청탁하고도 우리가 청한듯이 여론을 오도하는 저의가 무엇인지, 미국이 여기서 얻을 수 있다고 타산한 것이 무엇인지 궁금할 뿐”이라고 밝혔다.

최 부상은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에 대화를 구걸하지 않으며, 미국이 우리와 마주 앉지 않겠다면 구태여 붙잡지도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우리를 회담장에서 만나겠는지, 아니면 핵 대 핵의 대결장에서 만나겠는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과 처신 여하에 달려있다”고 응수했다.

최 부상은 아울러 “우리의 선의를 모독하고 계속 불법 무도하게 나오는 경우 나는 조미수뇌회담을 재고려할 데 대한 문제를 최고지도부에 제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