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내고 싶다’며 공유한 글

입력 2018-05-24 18:22
지난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 오후 일정으로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국민일보 DB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소셜미디어에 글 한편을 공유했다. 지난 19일 한 일간지에 실린 칼럼이다. 제목은 ‘풍경, 바람과 빛의 아름다움’. 문 대통령은 이 글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도 보내고 싶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승효상 동아대 석좌교수가 중앙일보에 기고한 칼럼을 소개하며 “한·미 정상회담차 가는 미국행 비행기 안에서 주치의 송인성 박사가 한 번 읽어보라며 여러 겹 접은 신문을 건네주었다. 풍경을 이렇게 잘 묘사한 글을 보지 못했다”고 썼다.

문 대통령은 특히 송 교수가 묘사한 4·27 남북 정상회담의 도보다리 풍경이 “정말 압권”이라고 했다. 회담 당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도보다리를 산책하며 30분 넘게 둘만의 대화를 나눈 바 있다. 별도의 수행원 없는 단독 회담이었다. 생중계 카메라에는 새소리와 바람소리만 들릴 뿐 두 정상의 음성이 담기지 않았다.

승 교수는 이 모습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다리는 이 순간을 위해 그 끝이 조금 넓혀지고 푸른 색으로 깨끗이 칠해져 봄날 초록의 자연 속에 간결한 거주공간으로 나타났다. (중략) 어쩌면 우리 모두에 내재해 있을 폭력과 증오, 불신들을 내려놓게 한 이 풍경, 바람과 빛은 너무도 아름답게 우리의 마음에 스며들었으니 바로 그게 풍경의 본질이었다.

문 대통령은 “저는 그때 그 풍경 속에 있었고, 풍경을 보지 못했다”며 “이 글을 통해 비로소 온전한 풍경을 보았다. 대화에 집중하느라 무심히 보고 들었던 나뭇잎이며 새소리까지 생생하게 살아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과 나눈 대화를 떠올렸다. 두 정상은 이런 곳이며, 비무장지대며 우리가 잘 보존하면서 함께 활용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라는 말을 나눴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이어 “풍경 속에서 풍경이 되었던 또 한 명의 사내,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에게도 이 글을 보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