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산·35세 이상 산모 ‘주산기 심근증’ 발생 위험 높다

입력 2018-05-23 23:23

출산 전후 산모에게 생길 수 있는 임신 합병증인 ‘주산기 심근증’을 분석한 연구 결과가 국내 처음으로 나왔다.

이 병은 산모의 심장 좌심실의 확장으로 수축 기능이 약화되면서 심부전을 일으킨다. 드물지만 사망률과 입원률이 높아 치명적일 수 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순환기내과 유규형 한성우 교수 연구팀은 고려대 의대 김응주 교수팀가 공동 연구를 통해 국내 주산기 심근증 환자들을 분석한 연구논문을 미국 심장학회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토대로 2009~2013년 출산한 산모를 추출했다. 이 가운데 주산기심근증이 발생한 산모의 빈도, 위험인자, 입원 중 사망 등을 연구팀이 개발한 알고리즘을 적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해당 기간 동안 총 140만건의 출산 중 795명의 주산기 심근증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1741 분만 당 1명꼴이다. 또 만35세 이상 고령임신이거나 전자간증(임신과 합병된 고혈압성질환), 임신성당뇨병이 있는 경우 주산기심근증 발생 위험이 증가했다.

첫 출산이거나 한번에 2명 이상의 태아가 임신되는 다태 임신인 경우에도 위험도가 높아졌다. 주산기심근증 환자의 경우 제왕절개술, 태반조기박리, 자궁적출술도 더 빈번하게 발생했다.

또 위험 인자가 하나도 없는 산모에 비해 6개 이상 위험인자를 가진 산모의 주산기 심근증 발생 위험도는 200배나 높았다. 주산기심근증 환자의 병원 내 사망률은 1%로 나타났다. 정상 산모의 원내 사망률인 0.01%에 비해 100배나 높은 수치다.

순환기내과 이선기 교수는 “저출산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연구를 통해 국내 주산기심근증의 정확한 발생률, 위험인자, 사망률 등에 대해 확인할 수 있었다”며 “주산기심근증이 만성 신부전으로 발전해 영구적인 심장 손상이 발생하거나 재발하는 것을 막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