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22일(현지시간) 귀국길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의 소식이 청와대 페이스북을 통해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급유를 위해 잠시 기착한 앵커리지에서 페북을 통해 1882년 5월 22일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에 따라 1889년 2월 워싱턴에 개설한 주미공사관의 재개관 소식을 전하며 “136년이 흐른 바로 그날 한미정상회담이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열린 것은 참으로 뜻깊은 일”이라고 했다.
재개관한 주미공사관은 대한제국이 서양에 개설한 최초의 외교공관으로 1891년 2만5000달러에 건물을 매입해 사용해왔다. 그러나 1905년 11월 을사늑약으로 일제에 외교권을 빼앗기면서 공사관의 역할도 멈췄으며, 1910년 한일강제병합 직후에는 소유권마저 일제에 단돈 5달러에 넘겨지고 말았다.
문 대통령은 “문화재청이 교민들의 도움으로 매입해서 원형을 복원한 것”이라며 “을사늑약 으로 내려졌던 태극기도 다시 게양됐다”고 감회를 전했다. 문화재청은 문화유산국민신탁을 통해 이를 구입, 일제에 공사관을 빼앗긴 지 102년 만에 다시 소유권을 되찾았다.
문 대통령은 또 “재개관한 주미 공사관 앞길에서 교민들이 뜨겁게 환영해주셨다”며 “너무 고마워서 코끝이 찡했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어 “특히 갑자기 쏟아진 폭우를 맞으며 태극기를 들고 긴 시간 기다려주셨다”면서 “경호 때문에 그분들은 길을 건너오지 못하고 저도 건너가지 못한채 최대한 다가가서 서로 손을 흔들며 인사를 나누고 작별했다”고 아쉬워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