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역 사고 2년’…안전의 외주화 바로잡고 사람투자 늘렸다

입력 2018-05-23 16:57
구의역 사고 1주기 당시 모습_뉴시스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 내 스크린도어를 홀로 수리하던 외주업체 직원 19세 김모군이 전동차에 치여 목숨을 잃은 사고가 오는 28일로 2주기를 맞는다.

서울시는 23일 “구의역 사고 이후 승강장안전문 안전 담당 외주 정비원을 전원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하는 등 안전 대책으로 고장 발생 건수가 줄고 있다”고 밝혔다. 전동차와 주요 핵심부품 등 장애·노후 인프라 개선에도 지난해 5465억원을 투자하는 등 시설 정비도 꾸준히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그간 외주 용역을 줬던 스크린도어 안전 업무를 2016년 9월 직영으로 전환하고 인력을 146명에서 206명으로 늘렸다. 이어 지난 3월에는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무기계약직 1285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외주업체에서 일하다 정규직으로 전환된 이들의 연봉은 평균 66% 올랐다. 2015년에 평균 2322만원이었던 것이 올해 3865만원이 됐다. 임금 인상률은 최소 9%, 최대 178%다. 스크린도어 유지보수직 연봉이 평균 88%, 역무지원은 81%, 전동차검수지원은 49% 상승했다.

구의역 사고 피해자인 김군과 함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비슷한 시기에 외주업체에 입사한 박모군의 경우 정규직 전환 이후 보수가 95% 올랐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외주업체 근무 당시 연봉은 1940만원이었지만, 올해는 3980여만원을 받게 된다. 평가급, 연차수당을 제외한 실질급여는 상승률은 70%(1420만원)다.

서울교통공사 안전현황_서울시 제공

서울시는 사고 이후 ‘속도’보다는 ‘안전’이 우선이라는 원칙을 다시 확립하고 안전시설과 인력, 시스템 전반을 보강해왔다고 밝혔다. 그 결과 승강장 안전문 고장 발생 건수는 2016년 1∼4월 1876건에서 올해 1∼4월 961건으로 2년 새 49% 줄었다. 작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철도사고는 5건으로 2016년의 12건과 비교해 58.4% 감소했다. 또한 서울시는 비상상황이 생겼을 때 탈출을 방해하는 ‘승강장안전문 고정문’을 개폐가 가능한 비상문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내년 4월까지 노후 역사 9곳의 스크린도어 재시공과 핵심부품 교체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구종원 서울시 교통정책과장은 “구의역 사고 이후 안전 최우선이라는 방침 아래 인적, 물적 자원을 투입해 온 성과가 일정 부분 가시화되고 있다. 서울시는 단 1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을 때까지 주요 사고‧장애 3대 요인(노후 핵심부품, 노후차량 및 전력‧신호, 종사자 취급부주의)을 지속 개선해나가겠다”며 “빅데이터 분석시스템,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등 신기술 활용도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재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