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다시 났다” 올해도 웃음 준 노건호… 노무현 9주기 추도식

입력 2018-05-23 16:47 수정 2018-05-23 16:50
노무현재단 영상/연합뉴스TV 캡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가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9주기 추도식에서 또 한번 ‘머리카락’을 언급했다. 지난해 추도식에서 탈모를 고백했던 그는 “다시 머리가 났다”고 해 참석자들을 웃음짓게 했다.

노건호씨는 이날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대통령묘역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9주기 추도식에서 유족을 대표해 인사말을 했다. “지난 1년간 참으로 많은 일이 있었다”고 운을 뗀 그는 “다사다난했다. 먼저 머리가 다시 났다”고 말했다. 좌중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노씨는 “혹시라도 약간은 울적해하실 분들이 많을 것 같아서 삼가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다시 올린다”며 “용기를 잃지 마시라”고 했다.

노씨는 지난해 8주기 추도식에서 삭발을 한 채 나타나 화제 됐다. 당시 그는 “최근 심하게 탈모 현상이 일어났는데 탈모반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군데라 (머리를 미는 것밖에) 방법이 없었다”고 해명하며 “전국의 탈모인 여러분에게 심심한 위로와 동병상련의 정을 느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올해도 노씨의 ‘탈모 극복’으로 엄숙했던 추도식 분위기가 한순간 유쾌해졌다.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에서 엄수된 노무현 전 대통령 9주기 추도식에서 노건호 씨가 유족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노씨는 “묘역과 추모공원 그리고 봉하마을과 합포천 일대는 국민들과 지역 시민 여러분들이 추모와 함께 여가와 자원 생태를 함께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한발 한발 더욱 발전해나가고 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 “한반도의 평화정국은 지금도 조마조마한 순간들을 헤쳐나가고 있다”며 “10주기에는 부디 북의 대표도 함께할 수 있을 정도의 상황과 여건이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추도식에는 권양숙 여사 등 유족을 포함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각 정당대표와 여권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정부 측에서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대통령비서실 한병도 정무수석 등이 자리했다. 지역에선 김경수 민주당 경남지사 후보가 ‘대통령을 마지막까지 모신 사람으로서 예의’라며 선거 일정을 잠시 접고 종일 봉하 묘역에서 추모객을 맞았다.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에서 엄수된 노무현 전 대통령 9주기 추도식에서 권양숙(왼쪽 다섯번째) 여사, 정세균(왼쪽 여섯번째) 국회의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추도식에서 “성공한 대통령이 돼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며 퇴임 전까지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문 대통령 내외는 현재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방미 중이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공식 추모 메시지는 없다고 밝혔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