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는 형님 것… 정주영도 양해” MB 모두진술 발언록

입력 2018-05-23 14:36

“다스는 내 것이 아니라 형님 것이다”

“다스 소유주 문제는 정주영 회장도 양해한 일이었다.”

“기업인과 개별 사안으로 만난 일 없다.”

“삼성에서 뇌물을 받았다는 공소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검찰의 무리한 기소에 대해 법원이 잘 가려 달라,”

이명박 전 대통령은 23일 법정에 처음 출석해 10분 가량 모두진술을 하며 이 같은 발언을 쏟았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는 누구 겁니까”에서 시작된 검찰 수사를 의식한 듯 “다스는 형님 것”이라는 직설적인 발언을 꺼내 들었다. 그는 “이 문제는 고 정주영 회장도 양해한 일”이라면서 실소유주가 자신이라는 검찰 측 공소사실을 반박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진술에서 “충격을 받았다”는 표현을 썼다. 삼성에 소송비용 대납케 해 뇌물죄가 성립한다는 검찰 측 주장에 대해 “그런 공소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이어 “기업인과 개별 사안으로 만난 일이 없다”면서 뇌물 혐의를 적극 부인하고 나섰다.

또 검찰을 직접 겨냥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이 자신을 ‘무리하게’ 기소했다고 주장하며 법원이 잘 판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 전 대통령은 첫 재판을 약 1시간 앞두고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3월 22일 구속영장이 발부 된 후 62일 만이다. 이 전 대통령은 검은색 정장에 흰색 와이셔츠 차림으로 왼손에 서류 봉투를 들고 호송차에서 내렸다.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 심리로 417호 대법정에서 열렸다. 재판 절차는 여느 형사재판과 같은 순서로 진행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그랬듯이 ‘인정신문’으로 시작했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 신원을 확인하는 절차다. 피고인의 직업을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 이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처럼 “무직입니다”고 답했다.

재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은 꼭 1년 전 박 전 대통령이 첫 재판을 받았던 곳이다. 두 전직 대통령이 1년이란 시차를 두고 나란히 같은 법정에 서서 법의 심판을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비자금 조성, 법인세 포탈, 직권남용, 뇌물수수 등 16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약 10분 간 자신이 받는 혐의들에 대해 입장을 직접 밝힐 예정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이들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