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겨냥한 MB “검찰이 무리한 기소… 법원이 가려 달라”

입력 2018-05-23 14:29

이명박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꺼내 든 ‘입장’은 검찰을 겨냥한 것이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이 자신을 ‘무리하게’ 기소했으니 법원이 잘 판단해 달라는 취지의 모두진술을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첫 재판을 약 1시간 앞두고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3월 22일 구속영장이 발부 된 후 62일 만이다. 이 전 대통령은 검은색 정장에 흰색 와이셔츠 차림으로 왼손에 서류 봉투를 들고 호송차에서 내렸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 심리로 417호 대법정에서 열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1차 공판 출석을 위해 오후 12시58분께 서울법원종합청사에 도착했다.

재판 절차는 여느 형사재판과 같은 순서로 진행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그랬듯이 ‘인정신문’으로 시작했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 신원을 확인하는 절차다. 피고인의 직업을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 이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처럼 “무직입니다”고 답했다.

재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은 꼭 1년 전 박 전 대통령이 첫 재판을 받았던 곳이다. 두 전직 대통령이 1년이란 시차를 두고 나란히 같은 법정에 서서 법의 심판을 기다리는 처지가 됐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비자금 조성, 법인세 포탈, 직권남용, 뇌물수수 등 16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약 10분 간 자신이 받는 혐의들에 대해 입장을 직접 밝힐 예정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이들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