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문가 “풍계리 핵 실험장 폐쇄, 가볍게 볼 수는 없어”

입력 2018-05-23 10:31 수정 2018-05-23 10:42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기자단 예상 일정_뉴시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가 “풍계리 핵 실험장 폐쇄는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일각의 우려에 대해서 이해하지만 풍계리 핵 실험장 폐쇄는 가볍게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 실험장을 폐쇄해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다시 핵 개발을 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 “구소련이나 미국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몰라서 3중의 벽을 만들고 수백 번의 핵실험을 하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핵실험이라는 것은 기술적인 실험도 있지만 정치적 실험의 의미도 있기 때문에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는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방사능이 새어 나오지 않도록 폐쇄하려면 폭파가 아니라 콘크리트를 부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 양 교수는 “전문가들 의견이 다르지만 지하 갱도에 콘크리트를 퍼부으면 차후에 콘크리트만 걷어내면 다시 핵실험장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지하 갱도의 폭파 해체가 완전한 폐기에 더 가깝다는 목소리가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방사 물질이 새어 나오지 않기 위해 북한이 지하 갱도에 달팽이관 모양을 해서 2중, 3중의 벽을 만들어놨다”고 밝혔다. 이어 “아마 이번 폭파 시에도 지하 갱도 입구에서 지하 100m까지는 콘크리트로 막는 작업도 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나름대로 이러한 방사성 물질의 유출에 대해서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이번 핵 실험장 폐쇄에 전문가가 참여하지 않아 진정성이 없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갱도에 들어가서 시료 채취를 통해서 지금까지 핵실험이 플루토늄탄인지 우라늄탄인지 확인하고 핵분열 원자탄인지 핵융합에 의한 수소탄을 실험했는지 실제로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그러나 풍계리 핵실험장 내에 연구동이 있고 관측동 자료에서도 충분히 확인이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에 북한의 증거 인멸을 말하는 건 좀 지나친 해석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끝으로 양 교수는 “현재 핵은 가동되고 있는 영변 핵 단지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고 미래 핵은 풍계리 실험장에서 이뤄지는 핵 실험이나 탄도미사일과 관련이 있다”며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는 미래 핵 해체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완전한 비핵화의 출발에서 나름대로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박재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