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CCTV 분석·탐문수사… 칼자루에 묻은 DNA확보 분석
입주민·작업 인부 대상 조사… ‘캣맘사건’ 후 유사사고 빈발
대부분 어린이들이 물건 던져… 어디서 떨어질지 몰라 ‘불안’
2015년 초등학생들이 떨어뜨린 벽돌에 맞아 50대 여성이 숨졌던 소위 ‘캣맘 사건’과 유사한 사고가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아파트 입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경기도 평택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떨어진 아령에 맞아 50대 여성이 크게 다친 데 이어 충남 천안의 아파트 단지에서도 흉기가 떨어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2일 천안서북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0일 천안시 불당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 길이 30㎝ 정도의 식칼이 떨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아파트 단지 내 상가 앞에서 쉬고 있다 옆에 흉기가 떨어지는 것을 목격한 강모(25)씨가 경찰에 신고했다. 강씨는 경찰에 “흉기를 확인하고 위를 올려다봤는데 누군가 창문을 닫는 모습을 봤다”며 “누군가 날 향해 던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목격자 등의 진술을 토대로 아파트 위층에서 고의적으로 투척한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아파트보다 10여m 돌출돼 있는 구조의 상가 앞쪽까지 흉기가 날아온 상황으로 볼 때 누군가 일부러 던진 것으로 추측된다.
경찰은 현장에서 수거한 식칼이 물건을 제대로 벨 수 없는 무딘 상태인 점을 감안,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쓰는 용도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흉기를 국과수에 보내 유전자(DNA) 감식을 의뢰하는 한편 주변 CCTV 확인과 탐문수사 등을 통해 칼을 떨어트린 사람을 찾고 있다.
이 아파트는 지난달부터 입주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칼이 떨어진 동(26층 높이)에는 현재 8가구만 입주를 마친 상황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흉기 손잡이에 묻은 흔적에서 유전자를 확보해 분석 중”이라며 “아파트 입주민과 리모델링 작업을 한 인부들까지 수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9일 평택시 안중읍의 20층짜리 아파트 단지에선 50대 여성이 차에서 내리다 떨어진 1.5㎏ 아령에 맞아 크게 다쳤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같은 아파트에 사는 7살 어린이가 베란다에서 아령을 떨어뜨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10세 미만의 어린이는 형사 책임에서 완전히 제외되기 때문에 범행 사실이 확인돼도 처벌이 어렵다. 가정과 학교, 아파트 단지 차원에서 위에서 물건을 떨어뜨리는 행위가 퍽 위험하다는 점에 대한 예방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캣맘 사건’ 이후 발생한 비슷한 사고 중 상당수가 어린이들이 물건을 던진 것으로 확인됐다.
천안=전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