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공모 회원 2명은 4∼5회 출입기록 합하면 15회 이상
다른 與의원 접촉 기록 없어 의원회관 들어와 金 만난 후 다른 의원 만났을 가능성도
드루킹 김동원(49·구속 기소)씨가 2016년 6월 이후 6∼8차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사 후보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을 방문했던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그러나 드루킹이 김 후보가 아닌 다른 민주당 의원실을 방문한 기록은 없었다. 드루킹이 기존에 알려졌던 것보다 더 자주 김 후보 의원회관 사무실을 방문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지점이다.
김 후보는 지난달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2016년 중반 한 차례, 대선 후 두세 차례 의원회관에서 드루킹을 만났다고 밝힌 바 있다. 김 후보는 다만 ‘의원회관에서는 드루킹을 세 차례 만난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횟수로 확정짓지 말아 달라”고 답했다.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드루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에 따르면 드루킹 수사팀은 2015년 3월부터 2018년 3월까지 드루킹을 포함한 경공모 관계자 3명이 김 후보 의원회관 사무실을 방문한 출입기록을 확보했다. 국회 사무처는 통상 의원회관 출입 기록을 3년간 보관하고 있다.
드루킹의 출입 기록이 6∼8회로 가장 많았고, 나머지 경공모 회원 2명의 출입 횟수는 4∼5회 정도로 알려졌다. 3인의 출입기록을 합하면 15회 이상이다. 다만 드루킹이 단독으로 김 후보 의원회관 사무실을 방문했는지, 다른 경공모 회원 2명과 함께 방문했는지는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드루킹 등 경공모 회원 3명이 김 후보 사무실 외에 다른 여당 의원 사무실을 방문한 기록은 없었다. 의원회관 출입기록에는 방문 목적이 적혀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드루킹 등이 김 후보 의원회관 사무실을 방문한 이유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드루킹 일당의 의원회관 출입기록이 드루킹 사건의 진상을 밝혀줄 핵심 자료라고 주장해 왔다. 드루킹 일당이 의원회관을 얼마나 자주 드나들었고, 어떤 여당 의원들을 만났는지에 따라 여권의 가담 규모와 여권 인사 추가 연루 가능성을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야당은 드루킹이 김 후보 외에 다른 여당 의원들과도 접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의심해 왔다. 하지만 경찰이 확보한 드루킹 일당의 의원회관 출입기록만을 보면 김 후보 외에 드루킹 일당을 의원회관에서 만난 여당 의원은 없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일단 한숨 돌리는 분위기다. 여권 관계자는 “드루킹 일당이 김 후보 의원회관 사무실을 찾았다지만 직접 김 후보를 만났는지는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 측은 “김 후보의 의원 임기가 2016년 6월 시작했기 때문에 그 이전에는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드루킹을 만났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드루킹의 의원회관 출입기록에 대한 추가 수사가 불가피하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드루킹이 김 후보를 만나기 위해 의원회관에 들어온 뒤 얼마든지 다른 여당 의원이나 여권 인사들을 추가로 만났을 수 있다”며 “수사 과정에서 새로운 혐의가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허경구 신재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