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경기지표 때문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뒤로 밀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달에 동결된다는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일부는 7월 인상도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본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8~11일 채권시장 종사자 100명에게 설문한 결과, 93%가 오는 24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현재 연 1.50%) 동결을 예측했다고 22일 밝혔다. 지난달 조사(89%가 동결을 예상)와 비교하면 동결 전망이 한층 강해졌다.
이달 초만 해도 시장에선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나오고, 7월에 기준금리를 올린다는 관측이 우세했다. 임지원 신임 금통위원이 선임된 점도 ‘7월 금리 인상설’에 힘을 더했다. 임 위원이 JP모건 이코노미스트로 일할 때 보고서를 통해 한은의 7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용을 비롯한 국내 경기지표가 좋지 않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2만여명 느는데 그쳤다. 3개월 연속 10만명대 증가다. 실업률은 4.1%로 4%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여기에다 아르헨티나 터키 등 신흥국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7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 17일 임 위원에게 임명장을 전달하며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와 미·중 무역갈등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고, 일부 취약 신흥국의 금융 불안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국내 고용 상황도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경기 회복세가 확인될 때가지 기준금리를 올리기 어렵다는 전망과 함께 ‘10월 인상설’이 떠오르고 있다.
홍석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