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김동원(49·구속기소)씨의 세 번째 변호사가 특검을 앞두고 사임했다. 드루킹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서유기 박모(30·구속기소)씨의 변호사 역시 재판이 시작되면서 사임계를 제출했다.
댓글 조작 의혹과 관련해 선임된 변호사가 모두 사임한 가운데 김씨 측 법률 대응은 다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법무 스태프였던 윤평 변호사가 총괄하는 모양새가 됐다.
22일 법원 등에 따르면 그간 김씨 변호를 맡았던 법무법인 화담의 오정국 변호사는 전날 서울중앙지법에 사임계를 제출했다. 오 변호사는 지난 주말 김씨 측에 사임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에겐 사임계 제출 전 직접 구치소에 들러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가 좀 더 맡아 줄 것을 부탁했지만 오 변호사는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
일각에선 공판이 길어지고 수사가 특검으로까지 확대되면서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자기주장이 강한 김씨 성격 탓에 변론이 쉽지 않았을 것이란 말도 나왔다. 그러나 오 변호사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김씨 사건을 맡은 지) 한 달 정도 됐는데 그 외에 맡은 사건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쏟아지는 기자들의 취재 요청도 (대응하기) 힘이 들었다”고 그만둔 이유를 밝혔다.
서유기 박씨 변호인 주성태 변호사도 박씨가 지난 15일 기소되자 사임했다. 주 변호사는 박씨 기소 단계까지만 수임계약이 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박씨 변호 역시 오 변호사가 맡았으나 일이 가중되자 오 변호사가 김씨 측에 추가 변호사 선임을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재판에서도 계속 변호를 맡아 줄 것을 주 변호사에게 부탁했으나 주 변호사는 “맡고 있는 다른 사건을 할 시간이 나지 않는다”며 거절했다.
이로 인해 김씨 측 변호인석은 공석이 됐다. 오 변호사가 김씨뿐 아니라 함께 기소된 우모(32·구속기소)씨와 양모(34·구속기소)씨, 박씨까지 변호를 맡고 있었던 터라 한 순간에 공백이 생긴 셈이다. 현재 김씨 측 법률 대응은 윤 변호사가 맡고 있다. 댓글 조작 사건에선 경공모 회원이라는 이유로 사임한 뒤 한발 물러났지만 여전히 그는 김씨의 아내 성폭행 혐의 사건 변호사로 이름이 올라와 있는 상태다.
황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