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질 반다이크가 환상적인 활약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모하메드 살라의 뛰어난 퍼포먼스에 가려져 있지만 리버풀이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한 것과 프리미어리그에서 안정적으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사수에 성공한데는 반다이크의 공이 컸다.
반다이크는 리버풀의 오랜 구애 끝에 지난 1월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사우샘프턴을 떠나 리버풀에 합류했다. 그의 이적료는 7500만 파운드(한화 약 1120억 원). 역대 수비수 최고 이적료를 기록했기에 그에 따른 많은 의문점 역시 일었다.
리버풀의 오랜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적인 선수이자 현재 ‘스카이 스포츠’에서 해설가로 활약중인 게리 네빌은 “터무니 없고 말도 안되는 금액”이라고 비판을 하기도 했다.
리버풀의 수비 뒷공간 불안함은 오랫동안 골칫거리로 남아 있었다. 로베르투 피르미누-모하메드 살라-사디오 마네로 이어지는 강력한 공격진을 갖추고 있음에도 손쉽게 수비진이 공략당하며 다잡은 승리를 놓치는 일도 빈번했다.
그러나 반다이크의 합류로 모든 것이 달라졌다. 이적 초반에는 적응 기간을 거치며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이 맞지 않아 언론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반다이크가 위르겐 클롭 감독 전술에 녹아들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반다이크는 장기인 수비 조율 능력 뿐만 아니라 수비라인에서의 리더쉽을 발휘하며 리버풀의 뒷공간에 안정감을 선사했다. 반다이크의 상승세와 더불어 파트너인 데얀 로브렌의 기량 역시 눈부시게 상승했다.
반다이크는 신장 193cm, 체중 92kg에 달하는 거구임에도 빠른 스피드를 가지고 있다. 높은 신장에서 나오는 압도적인 제공권과 헤딩 능력으로 리버풀의 공중볼 경합은 훨씬 더 위협적으로 변모했으며 세트피스 상황에서 역시 항상 상대팀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넓은 시야와 발기술을 바탕으로 가장 뒷 공간에서 공격진에게 종종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주기도 한다.
프랑크 램파드는 최근 반다이크의 활약에 “만약 첼시가 센터백을 찾는다면 반다이크를 영입했어야했다”며 “과거 첼시의 존 테리처럼 그의 존재는 항상 팀을 안전하게 하고 함께 뛰는 선수들이 불안감을 느끼지 않게 한다”고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반다이크는 지난 유럽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도 최강의 화력을 자랑하는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해 두 경기 동안 단 1실점만을 기록하며 팀의 4강 진출을 견인한 바 있다.
반다이크가 다음 넘어야 할 산은 최강의 공격진을 자랑하는 레알 마드리드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살라의 경쟁 구도로도 많은 관심을 받지만 호날두와 반다이크의 대결 역시 큰 재미요소다. 반다이크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어떤 활약을 펼칠 수 있는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