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학원 갔다올게" 한달에 50만원 내고 게임 배우는 사람들

입력 2018-05-23 05:05
게임에 열중하는 학생들. 사진=게임코치 제공

게임 실력을 향상시켜 주는 ‘게임학원’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수강생 대부분은 중·고등학생들이며 40대 직장인들도 게임을 배우기 위해 학원을 찾는다. 이들은 '리그 오브 레전드' '오버워치' '배틀 그라운드' 등 인기 게임을 하면서 ‘게임을 잘하는 법’을 교육 받는다.

‘게임코치’ 학원은 지난해 6월 국내 최초로 정식 학원 인가를 받은 게임 교육 기관이다.

초창기 게임학원은 '게임을 배운다는 게 말이 되냐' '돈이 아깝다' 등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해 학원 인가를 받으면서 20명 남짓이던 수강생이 약 100명으로 늘었다.

취미반은 주 1회 교육에 한 달 약 20만원, e스포츠 선수 준비반은 주 1회 교육에 50만원을 내야하는 꽤 비싼 수업이지만 많은 학생들이 학원을 찾는다. 수강생 중에는 직장인들도 있다. 20~40대 직장인이 수강생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

중학교 2학년 최모(13)군은 "공부 잘하고 싶으면 학원 다니고, 운동 잘하고 싶으면 주말마다 강사한테 배운다. 그러니 게임 잘하고 싶으면 게임학원을 다니는 것 아니겠느냐"며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교와 학원 그리고 피시방이 일상인 중·고등학생들에게 게임을 잘한다는 건 곧 인기이자 권력이다. 중학교 교사 이모(34)씨는 "남자 아이들의 잡담은 대개 게임 얘기"라며 게임을 잘한다는 소문이 학교에 퍼지면, 그 아이 주변으로 친구들이 모여든다고 설명했다.

이승훈 게임코치 원장은 "과거에는 운동 잘하는 친구들이 인기가 많고 선망의 대상이었다면 이제는 게임 잘하는 아이들도 그런 인기를 누린다"며 "일단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서는 인기 게임 몇 가지 정도는 기본적으로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어느 정도 실력이 올라가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단기간 게임 실력 향상을 위해 학원을 찾는 친구들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2호점을 준비하고 있는 게임코치는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 e스포츠 시장에 걸맞는 인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게임코치 측은 “아이들이 더 오래 건강하게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체력 단련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이라며 e스포츠 선수반에는 영어·중국어 교육을 필수 과목으로 넣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