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만질 수도…” 집 밖에 방치된 라돈 침대, 주민 불안 고조

입력 2018-05-22 00:10
환경보건시민센터가 16일 오후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진침대가 생산한 방사능 라돈침대에 대한 정부의 긴급 사용중단 및 강제리콜 명령, 사용자/피해자 건강영향 역학조사 실시를 촉구하고 있다. 뉴시스

‘라돈 침대’ 공포에 휩싸인 소비자들이 매트리스를 집 밖에 내놓으면서 이웃 주민까지 방사능 물질에 대한 두려움에 떨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연합뉴스TV는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이 나온다는 침대의 매트리스를 집 외부에 두는 소비자가 속속 늘고 있다고 21일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아파트에 거주하는 소비자들의 경우 입주민을 위한 통로와 주차장 옆에 회수 대상이 된 매트리스를 내놓고 있다. 집 안에 두면 혹시 피폭될까 두려워서다. 한 입주민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곳에 두면 아이들이 만질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 가운데 KBS는 산업통상자원부 기술표준원이 국내 49개 침대 매트리스 제조업체에 대해 실태 조사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침대는 안전성이 높은 품목으로 분류돼 업계의 자체 검사만 받았다. 이번 조사는 침대협회에 소속된 국내 매트리스 제조업체 대부분이 대상이다.

기술표준원은 각 업체 공장을 방문해 위험 물질 사용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방사성 물질은 아니지만 유사물질을 사용한 업체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원자력안전위(원안위)에 이를 전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물질의 위험성 여부는 원안위 조사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고 한다.

한편 배종근 원안위 생활방사선안전과정은 대진침대가 안전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밝혀진 매트리스 7종에 대한 수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21일 설명했다. 수거 작업은 지난 19일부터 시작됐으며 24일부터는 추가 외부 수거용역업체를 투입해 하루 2000개 이상의 매트리스를 거둘 계획이다.

배 과장은 “라돈을 방출하는 ‘모자나이트’가 함유된 매트리스 속커버와 스펀지는 별도 분리해 안전하게 관리할 것”이라며 “1개월 이내에 수거를 완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모자나이트가 사용된 것으로 전해진 대진침대 매트리스는 모두 24종이고, 이 중 7종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돼 안전기준 초과 결과가 나왔다. 나머지 17개 매트리스 중 16개는 시료를 확보해 검사하고 있으며, 검사는 23일 끝난다. 원안위는 부적합 제품이 나오는 대로 전량 수거 조치할 방침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