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 본인 영향력 알았을 것” 합정 스튜디오 법적 대응 예고

입력 2018-05-21 15:56
사진=수지 인스타그램/ 합정 모 스튜디오 인터넷 카페

유명 유튜버 양예원에게 비공개 누드 촬영회를 강요했다는 오해에 시달린 합정 모 스튜디오 실장 A씨가 “더는 기다릴 수 없다. 아껴 온 일터를 지키고 싶다”면서 “허위 청원 게시자는 물론 수지의 책임에 대해 법률대리인의 검토를 거쳐 민형사상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A씨는 21일 자신이 관리하는 인터넷 카페에 ‘제 참담한 심경을 전해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하고 “다시 이 일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머리가 아프고 잠이 오지 않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A씨는 지난 17일 오전 같은 카페에 올린 글을 통해 자신은 양예원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양예원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촬영 시기는 자신이 스튜디오를 인수하기 전이라는 것이다. 양예원이 지목한 실장은 현재 다른 스튜디오에서 근무하고 있다. A씨는 “피해자분과 만난 적도 없고 그런 촬영을 진행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A씨 스튜디오 상호가 노출된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록됐다. 양예원 사건의 진상규명과 가해자 처벌을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이후 수지가 인스타그램에 사진과 글을 올려 자신이 이 청원에 동의했음을 알렸다. 1만명이었던 청원 동의자 수는 수지의 글 이후 하루 만에 10만명을 돌파했다. 수지는 뒤늦게 “제가 얼마 전 동의한 청원 속 스튜디오 주인이 바뀌어 이번 사건과 무관한 분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사과했지만 이미 A씨가 여러 네티즌으로부터 심각한 악성 댓글에 시달린 뒤였다.

A씨는 “제 카페에 욕설 댓글이 달리고 인터넷에 제 사진이 가해자라고 유출됐다. 너무 무서웠고 무심코 연못에 던진 돌멩이에 개구리 죽는다는 말이 실감 났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내와 딸들을 보며 참으려 했지만 가족을 향한 댓글에 울컥했다. 누군가 나를 알아볼까 두렵다”고 덧붙였다.

A씨는 또 “수지는 일반인과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수지는 분명 본인의 영향력을 충분히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원에 동의하고 그 사실을 SNS에 인증하려 했다면 최소한 사실관계는 파악하고 행동했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유명인의 영향력이 무고한 일반인에게 회복할 수 없는 고통을 줄지 모른다는 생각은 안 해봤는지”라고 했다.

A씨는 “수지의 선의를 폄훼하려는 것은 결코 아니다”면서도 “수지 탓만은 아니겠지만 제 스튜디오가 입은 피해는 어디서 보상받아야 하나. 부디 유명인의 섣부른 영향력 행사가 얼마나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지, 이 사건이 교훈이 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 출발점으로 국민 청원 게시자는 물론 신상 유포자, 악성 댓글 게시자, 명예훼손성 청원을 오래 방치한 청와대, 수지의 책임은 법률대리인의 검토를 거쳐 민형사상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