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에 분노” 5·18에 ‘호국로’ 기념비 가림막 태운 60대 입건

입력 2018-05-20 20:51

5·18 광주 민주화운동 38주년을 맞은 18일 한 60대 남성이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전 전 대통령의 친필이 새겨진 기념비를 덮은 가림막에 불을 질러 경찰에 입건됐다.

포천경찰서는 18일 오후 7시쯤 경기도 포천 소흘읍 축석고개 입구에 있는 ‘호국로’ 기념비를 덮은 흰색 천에 라이터로 불을 붙인 혐의(재물손괴)로 장모(61)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장씨는 이날 오후 술에 취해 주변 슈퍼마켓에서 산 라이터 기름을 기념비 가림막에 뿌린 뒤 불을 붙인 것으로 조사됐다. 장씨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분노로 불을 붙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의 방화로 기념비를 가린 흰 천 일부와 천 위에 쓰인 ‘학살자 전두환 죄악 증거비’라고 쓰인 현수막이 불에 탔다.

이 기념비는 1987년 세워진 것으로 전 전 대통령의 친필 글씨로 호국로(護國路)가 한자로 새겨져 있다.

앞서 포천진보시민네트워크와 민중당 당원 등 10여명은 5·18 민주화운동 기념인 하루 전인 17일 기념비 철거 기자회견과 하얀 천으로 기념비를 가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들은 기념비가 ‘학살자 전두환 죄악 증거비’라며 당장 철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