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회장이 20일 오전 9시52분 별세했다. 향년 73세. 장례는 고인과 유족의 뜻에 따라 비공개 가족장으로 진행된다. 그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의 아버지인 구자경 LG 그룹 명예회장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구 명예회장은 구본무 LG 회장의 부친이자 그룹 2대 회장으로 1925년 4월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올해로 만 93세다. LG 창업주인 고(故) 구인회 창업회장의 6남 4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구 명예회장은 1945년 진주사범학교 졸업 후 5년간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후 아버지의 부름을 받고 1950년 당시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에서 이사로 일하며 기업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70년 LG그룹 2대 회장으로 취임했으며 25년 동안 그룹을 이끌면서 연평균 50% 이상 매출을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경영으로 국가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86년에 고려대학교 명예경영학 박사학위를, 1999년에 연세대학교 명예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구 명예회장은 “나라의 힘이 강해지려면 기술자가 많이 나와야 한다”는 평소 지론에 따라 과학과 기술교육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애착을 보였다.
그는 1973년 7월 ‘인재육성’과 ‘과학기술 진흥’이란 연암 구인회 LG 창업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학교법인 LG 연암학원을 설립했다. 이어 1984년에는 경남 진주에 연암공업대학을 설립해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우수기술인력 양성에 힘썼다. 1987년에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 국내 민간기업 과학관 1호인 LG사이언스홀을 세웠다.
구 명예회장의 과학기술에 대한 남다른 애정은 장남인 구본무 회장에게까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LG는 지난 4월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공식 개관했는데 이는 2014년 10월 착공 후 약 4년 만의 완공이었고 투입된 금액만 4조원으로 추정됐다. LG 계열사가 집결한 연구개발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돼 구 회장은 이곳에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한편 구본무 회장은 지난해 건강검진에서 뇌에 이상 징후를 발견해 수술과 치료를 받아왔으나 최근 병세가 악화됐다. 유족들은 비공개 가족장으로 간소하게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신혜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