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면서 LG그룹을 승계할 구 회장의 양자인 구광모 LG전자 상무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광모 상무는 구본무 회장의 첫째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당시 구본무 회장은 교통사고로 외아들을 잃은 뒤 2004년 구광모 상무를 양자로 들였다. 당시 나이는 26세였다. 입양 당시 LG 측에서는 “구 회장이 슬하에 딸 두 명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장자의 대를 잇고 집안 대소사에 아들이 필요하다는 유교적 가풍에 따라 이루어졌다”고 밝힌 바 있다. LG는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 때부터 구자경 명예회장, 구본무 회장에 이르기까지 장자 승계 원칙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양자 입적 자체가 후계 구도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구광모 상무는 1978년생 만 40세로 서울 경복초교와 영동고교를 졸업했다. 이후 미국 뉴욕에 있는 로체스터 공대를 졸업하고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대리로 입사해 회사생활을 시작했다. 이듬해 다시 미국 유학에 나섰다가 중간에 학업을 관두고 2009년 LG전자 미국 뉴저지 법인으로 복귀했다. 미국에서 재무, 영업 등을 담당하다가 2013년 국내로 들어와 TV사업과 생활가전사업 부문에서 일했고, 입사 8년 만인 2014년 11월 상무로 승진했다. 이후 ㈜LG에서 3년 간 근무했고 올해부터는 LG전자의 성장 사업으로 알려진 B2B사업본부에서 근무했다. 그는 글로벌 IT 동향에 관심이 많아 설명회나 포럼 등에 자주 참석하고 파트너사와의 접촉도 직접 챙겨왔다고 한다.
LG는 전통적으로 오너 후계자에게 충분히 경영 훈련 과정을 거치도록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상무 역시 현장에 머무르면서 경영 훈련을 병행했다고 한다. 그룹 관계자는 “평소 동료에게 꼭 존댓말을 쓰며 존중하고, 직원 식당에서 식사를 함께 하거나 야구를 관람하는 등 소탈하게 지낸다”면서 “그렇지만 일에 있어서는 철저한 실행을 중시하면서 사업의 본질을 이해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김종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