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처럼 대했다”… 꽤 오래된 ‘비공개 촬영회’ 악습

입력 2018-05-20 08:37 수정 2018-05-20 08:41

최근 사진 모델 성추행 폭로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성폭력적인 촬영인 ‘비공개 촬영회’는 오래된 악습으로 자리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20대 여성 모델들을 불러 놓고 과도한 노출 촬영을 강요하는 비공개 촬영 모임은 2000년대 초부터 시작됐다고 했다.

구인공고는 평범한 피팅모델이라고 올려놓은 뒤 모델에게는 미리 언지하지 않고, 사진 작가끼리는 ‘신체를 모두 노출한다’는 식의 사전 모의가 이뤄졌다고 했다. 모델의 사진은 물론 신체 사이즈와 특징까지 미리 공유한다는 것이다.

한 여성 모델은 “(신체 특징 등) 웬만한 정보를 다 알고 온 뒤 ‘우리는 다 같이 너를 찍겠다’고 말한다. 원하는 의상을 입힐 수 있다. 마치 인형처럼 대한다”고 폭로했다.

또 사진 촬영장에서 성폭력 사건이 한 달에 한 번꼴로 발생하지만 은폐되어 왔다고도 주장했다. 권력관계이기 때문이다. 만약 작가의 눈에 들지 못하면 일이 끊길 수 있다는 의미다.


한 여성 사진작가는 1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평범한 촬영회인 척하지만 실제로 어떻게 진행될지 모델에게 알려주지 않는 것이 문제다. 촬영회에 참가할 사진가들을 모집하는 글을 보면 ‘모델이 착용한 옷을 판매한다’ ‘모델은 나이가 몇 살이고 신체 사이즈가 어떻다’ 등의 내용이 있는데 모델은 이런 내용을 사전에 알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또 “모델에게도 어떤 옷을 입게 될 것인지 등을 알려주지 않고 평범한 피팅모델이나 특수 아르바이트라고만 설명한다. 사진 작가는 대부분 남성인데 많게는 20명까지 있어 항의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강압적인 분위기를 설명했다.

사진=MBC 방송화면 캡쳐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