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리(33)왕자와 할리우드 여배우 메건 마클(36)의 세기적인 결혼식이 거행됐다.
CNN과 BBC 등 해외 언론들은 현지시간으로 19일 정오에 윈저 성 왕실 전용 예배당 세인트 조지 교회에서 해리 왕자와 마클이 전 세계 수백 만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결혼식을 올리고 부부가 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날 결혼식은 신부의 입장부터 파격 그 자체였다. 파파라치 사진 판매 논란과 건강 문제로 끝내 부친이 결혼식에 불참하자 신부인 마클은 에스코트 없이 혼자 입장했다. 중간 지점부터는 시아버지인 찰스 왕세자가 함께 걸었다. 신부의 아버지가 신랑에게 인계하는 절차도 없앴다. 이는 왕실 결혼식에서 전례가 없었다.
전통적인 복종 서약 대신 짧은 연설로 대신했다. 설교도 성공회 최초의 흑인 주교(시카고)인 마이클 커리 신부가 맡아 “사랑의 힘은 차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말을 강조했다.
이는 혼혈인 신부 마클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마클은 조명감독인 백인 아버지와 심리치료사인 아프리카계 미국인 혼혈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어머니와 피부색이 달라 놀림을 당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흑인과 백인 사이에서 정체성 혼란을 겪기도 했다. 자신의 피부색 때문에 할리우드에서 자리 잡기 힘들었다고 고백하기도 했었다.
설교가 끝난 뒤엔 흑인 위주로 편성된 약 20명의 합창단이 ‘스탠드 바이 미’를 불렀다. 이날 결혼식장에는 해리 왕자와 마클의 직접적인 친분이 있는 사람 위주로 약 600명이 초청됐다.
세계적인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 부부와 미국 토크쇼의 여왕인 오프라 윈프리, 유명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 부부 등이 참석했다. 대신 정치인이나 지도자들은 배제됐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나 제러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도 초청되지 않았다. 반면 존 메이저 경은 다이애나 왕세자비 사후 윌리엄 및 해리 왕자의 후견인으로 지명돼 참석했다.
영국 왕위 계승 서열 6위의 해리 왕자가 할리우드 여배우와 만날 때부터 화제를 모았다. 마클은 영국 왕실 최초의 혼혈 왕세자비인데다 연상이며 이혼 경력까지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